사설

요소수 총력대응 밝힌 정부, 장기적 수급 안정 대책 마련해야

2021.11.08 20:29 입력 2021.11.08 21:00 수정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참모회의에서 “(요소수) 매점매석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함께 공공부문 여유분을 활용하는 등 국내 수급물량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며 “해외 물량 확보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요소수 대응 합동 TF(태스크포스) 회의에서 “베트남으로부터 내주 중 차량용 요소 200t을 도입하는 것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주 중에는 호주산 요소수 2만7000ℓ를 긴급 수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요소수 품귀 우려가 제기된 지 열흘이 넘도록 뚜렷한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확보한 요소 또는 요소수는 국내 수요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차량용 요소수는 요소 함량이 32.5%여서 요소 1t으로 요소수 3t(3000ℓ)을 만들 수 있다. 환경부 설명을 보면 국내 요소수 사용량은 하루 평균 60만ℓ이다. 호주에서 수입하는 요소수 2만7000ℓ는 대형 탱크로리 한 대 분량 수준으로 하루 사용량의 5%에도 미치지 못한다. 베트남산 요소 200t으로는 딱 하루 사용치만큼 요소수를 만들어낼 뿐이다. 하루치 남짓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정부 발표는 보기가 민망할 정도이다. 정부는 수입 협의 중이라는 요소 1만t을 속히 들여오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 요소수 3000만ℓ를 생산할 수 있으니 한 달 반 넘게 버틸 수 있다. 국내 유통 요소수 절반가량을 생산하는 롯데정밀화학 측은 “요소수는 제조 과정이 비교적 단순해 요소만 확보한다면 3~4일 안에 생산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중국산 요소 수입 비중이 98%까지 이른 상황을 되짚어봐야 한다. 요소는 천연가스에서도 추출할 수 있다. 그럼에도 싸다는 이유만으로 석탄에서 뽑아낸 중국산만 고집했다. 요소수는 전 세계에 품귀지만 경유차가 많은 유럽은 수입처를 다변화해 혼란을 겪지 않고 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에는 유사시 대처 계획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했다. 요소수 품귀 사태 초기부터 정부와 업계는 허둥대기만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답변에서 “초기에 적극성을 띠고 했다면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았겠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프게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요소수 수급에 총력을 기울여 물류 등 산업에 주름이 없도록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요소뿐 아니라 특정 국가에서 80% 이상을 의존하는 3900여개 품목에 대한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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