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마침내 열리는 TV토론, ‘비호감 대선’ 정상화 계기 되길

2022.02.02 20:2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오른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해 12월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방소멸대응특별법안 국회발의 간담회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오른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해 12월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방소멸대응특별법안 국회발의 간담회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3일 저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TV토론이 열린다. 이번 토론은 주요 정당 대선 후보들이 확정된 이후 처음으로 맞붙는 TV토론이다. 앞서 설연휴 중 개최키로 했던 이·윤 후보 간 양자 토론은 논란을 거듭하다 무산됐다. 박빙 판세 속에 성사된 이번 TV토론이 주권자의 선택을 돕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TV토론은 후보들의 맨얼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캠페인이 극히 제한된 상황에서 후보들의 자질과 공약을 직접 비교·검증할 수 있는 틀은 사실상 TV토론뿐이다. 그럼에도 이번 대선에서는 TV토론이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박근혜 탄핵’ 이후 서둘러 치른 2017년 대선에서도 TV토론이 6회나 열린 걸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렵다. 사태에 가장 책임이 큰 이는 윤 후보다. 윤 후보는 한동안 “토론을 하게 되면 싸움밖에 안 된다”며 토론 무용론을 주장하더니, 이후에는 이 후보와의 양자 토론만 고집했다. 법원 판결로 양자 토론에 제동이 걸린 뒤에도 윤 후보 측은 ‘국민이 (양자 토론을) 더 보고 듣고 싶어 한다’며 다자 토론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우여곡절 끝에 4자 TV토론이 성사된 만큼, 후보들은 정직하고 진솔한 자세로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설명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이 후보의 대장동 특혜 의혹, 윤 후보와 부인 김건희씨의 무속 연루 의혹 등으로 거대 양당의 네거티브 공방이 선거판을 어지럽혔다. TV토론에서는 누가 코로나19 이후의 경제를 바로 세우고, 양극화와 차별을 해소·완화하며, 미·중 갈등과 북한의 위협 속에서 한반도 평화를 지킬 수 있을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번 대선에선 임기 내 신규 주택 250만가구 공급, 병사 월급 200만원 인상 등 ‘닮은꼴 공약’이 유난히 많다. 후보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약을 실현할 것인지 상호 검증할 필요가 있다. 지향점이 다른 안보·젠더 등의 공약을 두고는 어떤 정책이 한국 사회에 더 도움이 될지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 유권자들도 각 후보의 공약은 물론이려니와 토론에 임하는 언행까지 찬찬히 살피기 바란다.

이번 토론은 시작일 뿐이다. 향후에도 더 많은 TV토론을 통해 시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 어느 후보든 토론을 회피하거나 최소화하려고 시도해선 안 된다. 이번 대선을 두고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는 비판이 거세다는 걸 후보들도 모르지 않을 터다. 첫 TV토론이 일그러진 대선 과정을 정상화하는 계기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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