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새정치 전당대회

2015.01.13 20:51 입력 2015.01.13 21:08 수정
정해구 |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민주당에서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새정치연합이 새 정당이란 느낌은 별로 들지 않는다. 민주당의 낡은 이미지에 새정치로 일시 화장을 했지만, 얼마 가지 못해 그 민낯이 다시 드러났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낡은 정당으로서의 새정치연합은 가끔 화장을 통해 그 낡은 모습을 분식하지만 이내 그 민낯이 드러나는, 그러면서 서서히 고사해 가는 정당이 아닌가 한다.

[시론]기로에 선 새정치 전당대회

그런 점에서 약 한 달 후에 치러질 2·8전당대회는 새정치연합이 회생할지 아니면 결국 고사할 것인지가 판가름되는 전당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2·8전당대회가 새정치연합이 회생할 수 있는 전환의 계기가 된다면, 내년 4월 총선 승리와 내후년 12월 대선 승리의 전망도 한층 밝아질 것이다.

반면 2·8전당대회가 또 한번 과거를 연장하는 것으로 끝난다면, 새정치연합의 향후 생존은 더 이상 보장되기 어려울 것 같다. 내년 총선 실패와 더불어 아니면 그 생존이 좀 더 연장된다 하더라도 내후년 대선 실패와 더불어 새정치연합이 소멸될 가능성은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럴 가능성은 지난 대선에서의 ‘안철수현상’이나 최근 도모되고 있는 진보인사들의 신당 움직임에서도 어느 정도 감지되기도 한다.

이처럼 2·8전당대회가 자신의 생사를 가름할 기로가 될 소지가 큼에도 불구하고, 새정치연합이 경선 초기에 보여주었던 모습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그것은 고질적인 계파갈등이 네거티브 형태로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즉 계파별로 당대표 출마가 준비된 데 더해, 자신의 후보를 내지 못한 일부 계파는 특정인의 대표 출마 자체를 거부하고 나서기조차 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새정치연합의 경선 초기 모습은 2·8전당대회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더욱 증대시켰다. 다행히 후보들의 공식 출마 이후 새정치연합의 경선 모습은 좀 나아졌다. 문재인, 박지원, 이인영으로 좁혀진 경선의 구도는 경선 초기의 혼란스러운 네거티브 경쟁의 모습을 어느 정도 정리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3자 구도로 정리된 경선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이기는 정당’을 대표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문재인 의원은 시스템 공천으로 계파갈등 해소를 주장하고 있지만 어떻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지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모호하다. 박지원 의원의 경우에는 ‘강한 야당’과 ‘통합 대표’를 내걸고 있지만 어떻게 이길 수 있는 정당을 만들지에 대해서는 분명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인영 의원은 ‘세대교체’를 주장하지만 그것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새정치연합의 변화를 어떻게 보장해줄 수 있는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새정치연합의 회생은 다음과 같은 두 조건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안 제시와 그 실천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하나는 계파갈등의 해소를 통해 당내 단합을 이룩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사람들에게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희망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경선에 있어 새정치연합은 다음과 같은 방향에서 보다 집중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경선 초기와 같이 지지자와 국민을 외면시키는 네거티브 경선을 중단하고 포지티브 경선을 펼치는 것이다. 둘째는 새정치연합을 회생시킬 당내 계파갈등 해소와 단합의 대안 그리고 차기 선거 승리의 전망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기울여질 때 새정치연합을 외면했던 사람들은 비로소 2·8전당대회에 대해 관심을 모으기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2·8전당대회에 대한 관심은 아직까지 미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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