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MB 반노동 정책이 정치세력화 계기”

2011.12.18 21:43 입력 2011.12.18 22:47 수정
장은교 기자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58)은 18일 인터뷰 내내 “이번엔 다르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 후보와 정책연대를 했으나 합의파기를 선언한 한국노총은 이번에는 민주통합당 창당에 동참해 현실정치에 직접 뛰어들었다. 이 위원장은 “민주통합당 강령·정책에는 한국노총의 요구가 거의 모두 반영됐고 민주노동당보다도 낫다고 본다”며 “이명박 정부의 반노동자 정책이 역설적으로 한국노총의 정치세력화 결단을 앞당기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가치를 잘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을 대선후보로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민주통합당의 공식 출범식이 열리기 직전 여의도 한국노총 위원장실에서 진행됐다.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 정지윤 기자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 정지윤 기자

- 한국노총이 현실정치에 직접 뛰어든 이유는 뭔가.

“1970년 전태일의 희생으로 노동문제가 전 사회적 의제로 처음 부각됐다. 이후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활동이 있었지만 실패와 굴곡을 맛봤다. 이명박 정부에서 정치세력화되지 않은 노동운동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 한국노총은 이명박 대통령 후보와 정책연대를 했지만 파기했었다.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다르다. 그때는 아무런 이행강제장치가 없었다. 얼마든지 사기칠 수 있었다. 70여개의 조항 중 단 하나도 지켜진 게 없었다. 한나라당은 정책연대를 대선용 선거이벤트로 격하시켰고 우리를 민원인 바라보듯 했다. 온통 립서비스뿐이었다. 노총 출신 의원 4명은 당론에 밀려 노동운동의 사활이 걸린 노조법 개악 과정에서조차 아무런 역할을 못했다. 몇몇이 개인자격으로 정치권에 진출하는 것으로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결코 대변할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우리는 이런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의견을 묻고 토론을 진행했다. 한국에서 수권 가능한 정당에 노동계가 한 부문으로 참여한 것은 최초다.”

- 이번에는 잘 지켜질 것이라고 확신하나.

“단순히 영입 대상이 아니라 창당 과정부터 참여했고 최고위원회에 들어가 뜻을 반영시킬 수 있다. 민주통합당 정책을 보면 3조에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라고 명시돼 있다. 우리가 요구했던 부분이 거의 다 반영됐다. 당무위원회나 대의원대회에도 10~15%까지 진출시킬 수 있다. 전국 각 지역에 노동위원회를 두어서 50%의 추천권도 가질 수 있도록 해놨다. 민주노동당과 비교해봐도 더 낫다고 본다.”

- 내년 총선에서는 어떻게 움직일 생각인가.

“한국노총은 민주당과 한나라당보다 훨씬 강고한 65년 역사를 갖고 있다. 현장조합원의 목소리를 들어 정책을 만들고, 조직을 풀가동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다. 조합원 수가 87만명인데 4월 총선 전까지 최소 2만명의 조합원을 매달 당비를 납부하는 권리당원으로 참여시킬 것이다.”

- 민주통합당 새 지도부 경선 때 누구를 지지할 생각인가.

“우리는 후보를 내지 않고 특정후보 지지도 표명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후보자들에게 노동복지 정책의 이행 의지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조합원들에게 알릴 것이다.”

- 대선후보 지지 기준은 무엇인가.

“통합과정에서도 보면 노동문제에 립서비스로 그치는 수준의 명망가들이 있는가 하면 진짜 적극적으로 노동 부분을 안고 함께 정치하겠다는 분들도 있다. 그 과정을 조합원들에게 알려나갈 것이다. 노동가치를 잘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냐가 가장 중요하다.

- 19대 총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나.

“위원장이 임기 중에 정계에 진출하는 것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그동안의 노력이 왜곡될 소지가 크다. 임기 동안 노동현안 해결에 주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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