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장관 후보자 인사 검증

주변 전셋값 1억 이상 올랐지만, 7년 사는 동안 한 번도 안 올라

2016.08.25 23:21 입력 2016.08.26 00:21 수정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 ‘특혜 전세’ 가보니

부유층 다수 사는 고급 아파트…1억4000만원 저렴

집주인, 김 후보자 농식품부 재직 때 수천억 농협 대출

김한정 의원 “농협에 대출 압력, 대가성 특혜 의혹”

[신임 장관 후보자 인사 검증]주변 전셋값 1억 이상 올랐지만, 7년 사는 동안 한 번도 안 올라

25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의 특혜 전세 의혹이 제기된 경기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ㅇ아파트 단지. 15개동에 1234가구가 사는 이 아파트는 171~307㎡(52~93평)까지 주로 대형 평수로 이뤄져 있다. 전·현직 장차관과 대기업 사장 그리고 유명 연예인 등이 다수 거주하는 이른바 ‘부촌’이다.

김 후보자가 7년간 전세로 살았던 아파트 면적은 이 단지 내 307㎡로, 면적이 가장 넓다. 이날 아파트 주차장에는 낮 시간대인데도 벤츠, BMW 등 고가의 외제차가 여러 대 주차돼 있었다. 김 후보자는 이 아파트에서 전세금 1억9000만원을 주고 2007년 8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약 7년간 계약 갱신 없이 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전세가는 5억원 안팎이다. 김 후보자가 살았던 아파트는 1층으로 소유자가 거주기간에 한 번 바뀌긴 했으나 집주인들은 전세가를 올리지 않았다. 등기부등본상 이 아파트는 2012년 9월 소유자가 ㅇ씨에서 해운중개업체인 ㄱ기업으로 변경됐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ㅇ씨는 ㄱ기업의 5%의 주식을 갖고 있다”며 특수관계 의혹을 제기했다. ㅇ씨는 2003년 이 아파트를 매입했다. 통상적으로 전세기간을 2년 단위로 계약했다면 ㄱ기업은 이 아파트를 사들인 뒤 9개월 만인 2013년 6월이 김 후보자와 재계약 시점이다. 하지만 당시 시세의 절반 수준인 1억9000만원에서 일절 올리지 않고 그대로 연장했다. 결국 김 후보자는 시중 전세가격보다 최고 1억4000만원가량 싸게 이후에도 살았던 셈이다.

현지 확인 결과 이 아파트의 전세가는 2009년 2억2000만원에서 매년 2000만~3000만원씩 올라 2013~2014년에는 층수에 따라 3억3000만~3억5000만원으로 껑충 올랐다. 아파트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는 “90평형대 아파트를 1억9000만원에 전세로 7년을 살았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2014년 당시 시중 전세가격이 3억5000만원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아무리 1층이라도 말도 안되는 가격에 전세를 산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와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 사는 한 주민(51)은 “내가 사는 집은 가장 적은 평형(171㎡)이지만 현재 전세가격은 4억7000만원이다”면서 “김 후보자의 경우 나보다 2배 가까이 큰 집에 살면서 전세금은 3억원가량을 적게 내고 산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전세를 사는데도 힘없는 평범한 시민은 제값 다 주고, 힘 있는 사람은 헐값에 특혜를 받으며 살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집주인인 ㄱ업체는 현재 법정 관리를 받고 있으며, ㄴ해운으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등 특혜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협은 ㄱ사와 특수관계인 ㄴ해운에 4032억원을 부실 대출해 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김 후보자가 ㄱ사로부터 전세 특혜를 받고 ㄴ해운에 농협이 부실대출을 하도록 압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2007년부터 2014년 농협은행을 관리감독하는 농림부의 고위 공무원으로 기획조정실장과 제1차관을 역임했고, 1999년에는 농협 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농업정책과장을 맡기도 했다. 현재 김 후보자는 인근 아파트(307㎡)에 거주하고 있다. 이 아파트를 2014년 6월 부인과 공동 명의로 6억7000만원에 구입한 뒤 이사해서 2년째 살고 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