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

‘책임론’ 이낙연, 대권 가도 먹구름

2021.04.08 02:01 입력 2021.04.08 02:03 수정

당헌 고쳐가며 보선에 후보 내고

선대위원장으로 선거전 총지휘

패배로 지지율 반등 모멘텀 상실

9월 민주당 대선 경선 ‘약점’ 될 듯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7일 국회에서 재·보궐 선거 투표 독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7일 국회에서 재·보궐 선거 투표 독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4·7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하면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대권 가도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당장 오는 9월 예정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이낙연 책임론’은 큰 약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정치적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는 당대표 재임 당시 민주당에 귀책 사유가 있는 보궐선거에는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당규까지 고쳐가며 박영선·김영춘 후보를 서울과 부산에 공천했다.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선거전을 총지휘했다. 이번 보선이 이 위원장에게는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추월당한 대선주자 지지율을 상승시키고 당내 입지도 회복할 수 있는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서울·부산 두 곳 모두 야권에 넘겨주면서 이 위원장은 기대했던 반등 모멘텀을 잃어버리게 됐다. 선거에 깊숙이 개입했던 만큼 이 위원장은 ‘책임론’ 후폭풍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대선에 나가기 위해 지난달 9일 대표직에서 중도 하차한 데 따라 현재 민주당은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 외에는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질 ‘수장’이 부재한 상태다. 당 일각에서는 혼란 국면을 수습하기 위한 최고위원 등 지도부 총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 위원장의) 데미지가 작지 않을 것”이라며 “단순히 내부 대권 구도에서만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를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도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내년 3월로 예정된 대선까지의 당내 레이스를 치명상을 안고 시작하는 셈이다. 이 위원장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반대로 이재명 지사의 ‘독주’ 체제가 공고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선거 패배 책임을 오로지 이 위원장 개인에게만 지우는 것이 온당하냐는 반박도 나온다. 이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당 입장에서는 갑자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 파문이라는 ‘벼락’을 맞은 상황이었다. 이 위원장에게만 화살을 돌릴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오히려 이번 선거를 통해 강한 ‘정권 심판론’ 정서를 확인하면서, 중도·온건 이미지를 지닌 이 위원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거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 위원장은 선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 뒤 조만간 대권 준비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과 마포구 광흥창 일대 곳곳에 이 위원장 대선 캠프 사무실이 꾸려져 정책·홍보 등 밑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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