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상정까지 속전속결…국민의힘, 필리버스터 ‘여론전’

2022.04.27 21:50 입력 2022.04.27 23:51 수정

민주당, 검수완박 단독 처리 수순…긴박했던 국회

민주당 ‘속전속결’ 법사위서 새벽 처리 박광온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27일 새벽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검찰 수사·기소 분리 관련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속전속결’ 법사위서 새벽 처리 박광온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27일 새벽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검찰 수사·기소 분리 관련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반대 토론 첫 주자 권성동 “입법 폭주” 두 시간여 발언
27일 새벽 법사위서 몸싸움…필리버스터는 자정 종료

여야는 27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두고 국회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발언대에 서며 공세를 주고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이 법안 단독처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서로 막판 여론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범죄를 숨기기 위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여야 합의를 뒤엎은 점을 부각하며 반격했다.

이날 오후 5시 소집된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 중 하나인 검찰청법 개정안을 상정하자 국민의힘은 예고했던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임시국회 회기를 이날 자정 끝내고 오는 30일, 다음달 3일 다시 회기를 여는 ‘회기 쪼개기’ 전략을 가동, 필리버스터는 첫 토론자가 나선 오후 5시11분을 기점으로 6시간49분으로 제한됐다.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는 회기가 끝나면 자동 종료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첫 토론자로 나섰다. 권 원내대표는 오후 7시15분까지 2시간4분 동안 발언을 이어가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국회의장 중재안에 합의한 뒤 사흘 만에 파기를 선언한 만큼 합의 파기의 이유와 ‘검수완박’ 법안 문제점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권 원내대표는 “입법 폭주를 막기 위해 중재안 협상에 응했지만 중재안은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면서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협상은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는 것이 책임있는 정치”라고 말했다. 그는 “기어이 검수완박법을 통과시키면 셀프 방탄법, 입법 독주라는 비판을 받고 국민을 배신하는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두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여야 합의안을 ‘권성동안’으로 부르면서 “번복되는 걸 보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1시간15분간 토론하면서 “지난 3년 동안 윤석열 검찰을 보면서 통제받지 않는 수사권력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김웅·김형동·김미애 의원 등을 토론자에 배정했다. 필리버스터 시간이 제한적인 만큼 법조인 출신 의원들을 내세워 법안의 문제점을 부각하려는 전략이다. 검찰 출신인 김웅 의원은 세번째 주자로 나서 “본인들 법안을 통과시킬 때는 공정이고 나발이고 다 버리는 이중적인 내로남불이 지겹지도 않은가”라면서 “민주당을 감싸는 건 공포이고 죄가 발각될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 두려움이 이런 횡포와 꼼수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날 종일 국회는 긴박하게 돌아갔다. 여야 원내대표는 막판 회동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국민의힘은 연좌농성을 시작하는 등 본회의 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후 2시5분쯤 시작된 박병석 의장 주재 양당 원내대표 회동은 50여분 만에 성과없이 끝났다. 권 원내대표는 “더 이상 ‘검수완박’ 관련 조정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박 의장은 오후 5시 국회 본회의를 소집했다.

막판 회동 결렬은 전날 예고된 수순이었다. 민주당이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 법안 처리에 돌입하자 국민의힘이 강경 반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날 오후 11시30분쯤 손팻말을 든 채 안건조정위가 예정된 법사위 회의실로 들어섰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안건조정위 회의를 공개하자며 회의장 문을 여는 과정에서 국회 방호처 직원, 민주당 의원, 국민의힘 의원 등이 뒤엉켜 몸싸움이 벌어졌다. 곳곳에서 욕설과 고성이 오갔다. 민주당은 오후 11시46분 안건조정위를 개의해 8분 만에 의결했다.

법안들은 이후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일사천리로 의결됐다. 민주당 소속 박광온 법사위원장은 27일 0시1분 회의 속개를 선언했고, 기립 방식으로 진행된 표결에서 민주당 소속 위원 10명과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법안 통과에 찬성했다.

안건조정위 산회 직후 법사위 전체회의에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원천 무효”를 주장하며 박 위원장의 회의장 입장을 막았고, 김기현 의원은 위원장 자리에 앉았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뭐하는 짓이냐. 위원장 들어오는 걸 막는 게 어디 있냐”고 소리쳤다. “술 먹고 행패부리지 마라” “죽여버리겠다” 등 험한 말도 난무했다. 개정안이 전체회의를 통과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복도에 서서 손팻말을 들고 법안 처리가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법안의 안건조정위 통과와 관련,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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