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인기 전방위 정찰… 군은 몰랐다

2014.04.06 21:49 입력 2014.04.06 22:57 수정

최소 6개월 넘게 비행 불구, 군·정보당국 파악도 못 해

울진 원전·군부대 밀집지역… 서해~동해 넘나들어

북한제 추정 소형 무인항공기가 6일 다시 발견됨에 따라 북한이 오래전부터 광범위한 지역을 대상으로 군사정찰용 무인기를 사용해왔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군과 정보당국이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음이 속속 드러나면서 ‘구멍 뚫린 방공망’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부지역에 세 번째 무인기 6일 오전 강원 삼척시 청옥산에서 추가 발견된 북한제 추정 무인항공기와 아래 배면 모습(오른쪽 사진). 군은 최근 언론에 보도된 무인기와 비슷한 물체를 지난해 10월 약초 채취길에 봤다는 한 심마니의 신고를 받고 수색 끝에 눈밭에 묻힌 무인기를 발견했다. | 연합뉴스

동부지역에 세 번째 무인기 6일 오전 강원 삼척시 청옥산에서 추가 발견된 북한제 추정 무인항공기와 아래 배면 모습(오른쪽 사진). 군은 최근 언론에 보도된 무인기와 비슷한 물체를 지난해 10월 약초 채취길에 봤다는 한 심마니의 신고를 받고 수색 끝에 눈밭에 묻힌 무인기를 발견했다. | 연합뉴스

■ 동해안도 뚫렸다

강원 삼척 무인기가 최초로 발견된 때는 지난해 10월4일이다. 지난달 경기 파주시와 서해 백령도에서도 비슷한 무인기가 발견됐음을 감안하면 최소 6개월 이상 북한군이 꾸준히 무인기를 사용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발견 지역으로 미뤄봐도 서해에서 동해 끝까지 군부대가 밀집한 휴전선 전 지역을 마음대로 넘나든 것이다. 동부 쪽엔 울진 원자력발전소와 동해안 일대 군부대가 밀집해 있다.

발견된 무인기들은 대량 생산이 가능한 ‘금형(金型) 방식’으로 제작됐다. 수십~수백대가 대량 생산돼 사용됐을 수도 있다. 파주 추락 무인기에는 일련번호가 적혀 있고 착륙 때 쓰이는 낙하산을 8번 접었다 편 사실도 확인됐다. 백령도에서 무인기가 발견된 지난달 31일 우리 군이 레이더로 포착해 벌컨포 사격을 한 비행체가 당일 추락한 무인기가 아닌 제3의 무인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나온다. 군 역시 “무인기 추가 침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7일부터 전 부대에 동시 수색정찰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군은 세 차례 모두 무인기를 자체적으로 발견하지 못했다. 파주 무인기 발견 당시에도 “대공 용의점이 없다”는 말이 흘러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애초 군과 정보당국은 이런 종류의 무인기에 대한 정보가 전무했던 것으로 보인다. 해당 무인기가 침투한 지역도 청와대를 비롯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 백령도, 울진 원전이 가까운 삼척 등으로 위험성이 높다. 특히 강원도 지역은 군용 헬기나 정찰기 등의 비행이 잦은 지역이어서 허술한 방공망 비판은 더욱 커질 조짐이다.

■ 북한 무인기 성능과 종류

북 무인기 전방위 정찰… 군은 몰랐다

국방부는 북한 무인기를 4~5종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대표적인 무인기는 중국의 무인기(D-4)를 도입해 자체 개조한 정찰용 ‘방현-Ⅰ·Ⅱ’다. 길이 3.6m, 날개폭 4.8m로 최대 시속 162㎞로 비행할 수 있다. 북한군은 1990년대 말 중동에서 수입한 ‘VR-3 레이’, 러시아에서 도입한 ‘프라체-1T’도 보유하고 있다. 공격·정찰이 동시에 가능한 ‘두루미’도 개발 중이다.

북한은 지난해 3월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 부딪쳐 자폭하는 무인 타격기를 개발한 사실도 공개했다. 군 당국은 이 무인기 작전 반경이 600~800㎞로 남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두고 있다고 평가한다.

군은 이미 파악된 무인기들은 “충분히 탐지와 타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롭게 발견된 소형 무인기는 초보적 기술 수준이지만 크기가 작고 플라스틱 재질이어서 기존 레이더로 탐지하기가 어렵다. 합동참모본부는 “우선 현재의 전력으로 방호대책을 강구한 뒤 대응전력을 최단 시간 내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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