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여정 “남측, 핵보유국 상대로 객기”

2022.04.03 21:01 입력 2022.04.03 23:08 수정

6개월여 만에 대남 비난 담화 발표

서욱 “사전·원점 타격” 발언 반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3일 “남조선 군부가 우리에 대한 심각한 수준의 도발적인 자극과 대결 의지를 드러낸 이상 나도 위임에 따라 엄중히 경고하겠다”며 “우리는 남조선에 대한 많은 것을 재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의 ‘사전·원점 정밀타격’ 발언에 대한 반발과 경고를 담은 담화다. 김 부부장이 6개월여 만에 담화를 발표하고 대남 위협을 재개한 것이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조선은 국방부 장관이라는 자가 함부로 내뱉은 망언 때문에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서 장관은 지난 1일 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식에서 “우리 군은 사거리와 정확도, 위력이 대폭 향상된 다량·다종의 미사일을 보유해 북한의 그 어떤 표적도 정확하고 신속하게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며 “특히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에는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시설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도 갖추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군 서열 1위도 담화…출범 앞둔 새 정부에 경고·기선제압 노린 듯

북 김여정 ‘대남 위협’ 담화

김 부부장이 대남 비난 담화를 낸 것은 지난해 9월25일 이후 처음이다. 김 부부장이 비난한 서 장관의 ‘사전·원점 정밀타격’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처음 언급했던 선제타격과 같은 개념이다. 북한은 윤 당선인의 발언 당시에는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날 김 부부장의 담화는 출범을 앞둔 새 정부에 대한 경고와 기선 제압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 부부장은 “핵보유국을 상대로 ‘선제타격’을 함부로 운운하며 망솔한 객기를 부린 것”이라며 북한의 핵보유 사실을 강조했다.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위협이다. 특히 김 부부장은 대남 위협이 ‘위임에 따른 경고’라고 밝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중이 담긴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북한 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당 비서도 별도 담화를 내고 “만약 남조선군이 그 어떤 오판으로든 우리를 상대로 선제타격과 같은 위험한 군사적 행동을 감행한다면 우리 군대는 가차 없이 군사적강력을 서울의 주요 표적들과 남조선군을 괴멸시키는 데 총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핵보유국에 대한 ‘선제타격’을 운운하는 것이 미친놈인가 천치바보인가”라며 “남조선 군부는 대결적 망동으로 정세를 더욱 긴장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과 박 비서의 담화는 노동신문 4면에 실렸고, 조선중앙TV를 통해서도 방송됐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남북 긴장 고조를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또 김 부부장이 “많은 문제들을 재고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밝힌 것처럼 긴장 조성을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핵실험의 당위성을 주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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