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선거에서 여야 승패를 평가할 기준은 ‘몇 대 몇’일까. 산술적으로는 재·보선 실시 지역 15곳 가운데 8곳 이상을 차지하는 쪽의 ‘승리’가 맞겠지만 그 전에 따져봐야 할 사항들이 있다.
우선 이번 재·보선 지역의 2012년 19대 총선 성적은 여야가 ‘9 대 6’이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즉 ‘9 대 6’이라는 결과가 나온다면 외견상으로는 비긴 것이지만 내용상으로는 지키는 입장인 새누리당 승리로 볼 수 있다.
현재 판세상 여당이 9승을 하기 위해서는 영남 2곳과 충청 3곳을 ‘싹쓸이’한 상태에서 서울·경기 6곳 가운데 4승을 해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숫자 싸움에서도 내용 면에서도 여당 승리로 볼 수 있다.
문제는 ‘8 대 7’ 결과에 대한 평가다. 이 경우 수도권에서 여야는 ‘3 대 3’ 무승부일 확률이 높다. 이때는 지역별로 따져봐야 한다. 특히 서울 동작을과 경기 수원병(팔달)이 승부처다. 여당 입장에서는 두 지역 모두 광역단체장 후보들(정몽준·남경필) 지역구로 지켜야 할 입장이다. 야당은 어렵사리 성사시킨 후보 단일화 효과로 객토를 노리는 지역이다. 두 곳이 ‘1 대 1’이라면 서울(동작을)에서 이기는 쪽이 ‘판정 우세승’을 주장할 수 있다.
‘7 대 8’은 당연히 야권의 승리다. 야당이 8승을 하려면 호남 4곳에다 수도권·충청에서 4곳을 가져가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또는 정의당이 서울 동작을, 경기 김포, 대전 대덕 가운데 당선자를 배출하지 않고서는 어려운 결과다. 열세로 출발한 이 지역에서 야당 후보가 ‘역전 드라마’를 쓴다면 “야권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승패 수를 떠나 ‘순천·곡성’ 결과도 변수다.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호남 지역구에서 당선된다면 여당 입장에서는 큰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