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큰 진전” 참모들은 ‘경계론’

2018.04.22 16:57 입력 2018.04.22 22:42 수정
워싱턴·도쿄 | 박영환·김진우 특파원

아베 “완전한 폐기가 중요”

일본 ‘패싱’ 불안에 신중 반응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 중단, 핵실험장 폐기 발표에 대해 긍정적 평가와 경계론이 엇갈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큰 진전”이라고 환영했지만 백악관 참모진과 다수의 북한 전문가들은 핵폐기 약속과 거리가 멀다며 신중론을 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북한의 발표가 나온 지 한 시간여 만에 트위터에서 “북한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뉴스로 큰 진전”이라며 “우리의 정상회담을 고대한다”고 환영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덫을 놓은 것일 수 있다며 경계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21일 전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은 합리적이며 기꺼이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기 위해 상대적으로 온건한 약속들을 제안한 것이며 이마저도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긍정적 신호라면서도 지나친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제임스 마틴 핵무기확산방지연구센터의 캐서린 딜 연구원은 CNN에서 “실험을 중단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핵과 미사일이 검증가능한 방식으로 폐기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프로그램 국장도 트위터에서 핵폐기 언급이 없고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긍정적 신호이긴 하지만 결정적인 패(game changer)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1일 북한 발표를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환영하고 싶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핵과 대량파괴무기, 그리고 미사일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로 이어질 것인지 여부”라고 말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도 “말뿐인 얘기로는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일본 정부의 회의적인 반응은 북·미 대화가 급진전할 경우 납치 문제 등 일본이 중시하는 의제가 밀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안보위협을 제거했다고 어필할 수 있고, 반면 위협이 변하지 않은 일본에 무기를 파는 것도 가능하다. 일본은 모기장 밖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자민당 각료 경험자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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