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미협상 주도권 포석…‘핵동결’ 선수

2018.04.22 22:53 입력 2018.04.22 22:54 수정

뉴스분석 - 북, ICBM 발사 중단·핵실험장 폐쇄 선언 왜

핵 병진 마감 ‘경제 노선’ 명시…사전조율 통해 미국 요구 수용

핵동결 후 완전한 비핵화 관건

북, 대미협상 주도권 포석…‘핵동결’ 선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이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핵동결을 위한 행동적 조치를 선언하고 국가적 차원의 전략 노선 전환을 예고했다.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함에 대하여’ 결정서는 “주체107(2018)년 4월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북한이 병진노선의 성공을 서둘러 선언한 것은 미국과의 대화를 앞두고, 국가 전략을 전환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ICBM의 진전’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점이 주목된다. 미국이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을 수용함으로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조건을 충족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북·미 간 비공개 접촉에 의한 사전 조율의 결과인 것으로 관측된다.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첫 번째 행동적 조치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뤄질 비핵화 논의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ICBM 발사 중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외교적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사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발표 직후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뉴스이자 큰 진전”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으로 알려진 북부 핵시험장 폐기 방침도 밝혔다. 6차례 핵실험을 진행한 풍계리 핵실험장은 ‘영변 핵개발 단지’와 함께 북한 핵개발 역사에서 상징적인 장소로 꼽힌다.

그러나 북한 발표 내용은 비핵화가 아니라 ‘현재 상태에서 더 나아가지 않겠다’는 동결 조치를 뜻한다. 특히 북한이 “우리 국가에 대한 핵위협이나 핵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것은 핵보유국임을 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 필요없을 정도의 단계에 도달해 있고, 풍계리 핵실험장이 사실상 더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하면, 핵실험 중단과 핵실험장 폐쇄 조치는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남북정상회담 의제 관련 긴급 회의를 소집, 북한 전원회의 발표 내용을 분석하고 정상회담 의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관료 출신 전문가는 “북한이 이 정도의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북·미가 서로 이해관계만을 충족시키는 합의를 하게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미 양측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북·미 정상회담의 최종 목표라는 것을 주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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