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 콘서트 현장 “재밌게 풀어낸 ‘정치’에 중독… 사회문제 각성”

2011.11.27 22:04 입력 2011.11.27 23:44 수정
대구 | 김형규·김여란 기자

‘나는 꼼수다’ 대구 콘서트

지난 26일 오후 6시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공연이 열린 경북대학교. 2200여석의 대강당이 3만원이 넘는 관람료를 내고 온 관객들로 모두 들어찼다.

고등학생 김선희양(16)은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5만원을 주고 힘들게 티켓을 사서 왔다”며 웃었다. 자영업을 하는 조준연씨(40)는 “아이를 부모에게 맡기고 아내와 함께 데이트 삼아 왔다. 출연진을 제대로 보고 싶어 VIP석을 끊어 왔다”고 말했다. 대학생 양모씨(22)는 “남자친구와 기념일을 맞아 선물 삼아 표를 구입해 함께 왔다”고 말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43), 정봉주 전 의원(51), 시사평론가 김용민씨(37), 주진우 ‘시사IN’ 기자 등 <나꼼수> 출연진이 무대 위에 오르자 관객들은 일제히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렸다.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아이돌 스타의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했다.

<나는 꼼수다>에 출연하는 시사평론가 김용민씨,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주진우 ‘시사인’ 기자(왼쪽부터). | 경향신문 자료사진

<나는 꼼수다>에 출연하는 시사평론가 김용민씨,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주진우 ‘시사인’ 기자(왼쪽부터). | 경향신문 자료사진

정치적 이슈와 방송 뒷얘기 등으로 이뤄진 공연 내내 객석에선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주부 우경진씨(30)는 “대학 시절 정치는 무조건 심각하고 무거운 것으로 생각했는데 <나꼼수>는 정치 얘길 하면서도 항상 유쾌하고 재밌다. 그런 맛에 중독된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아들을 데리고 부인과 함께 온 김세중씨(39)는 “언론과 집회를 통해서만 듣던 얘기를 콘서트 형식으로 하는 것이 신선하다”고 평했다.

<나꼼수>에서 위로와 격려를 받는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암 투병 중인 황현주씨(46)는 “병원에서도 딸에게 부탁해 MP3로 방송을 들었다. 웃음치료도 따로 받고 있는데 <나꼼수>를 들으며 더 많이 웃는 것 같다”고 했다.

정치적 각성을 경험했다는 고백도 있었다. 경주에서 온 주부 이문희씨(35)는 “<나꼼수>를 들으며 많이 반성했다. 그동안 드라마만 보고 연예인만 찾았는데 쉽게 정치 이슈를 설명해주는 <나꼼수>를 들으며 뉴스도 재밌어지고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상기씨(26)는 “<나꼼수> 팀이 대구에 온다길래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 왔다. 나 같은 사람이 이렇게 많은 걸 보니 우리도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오후 9시. 공연이 끝나자 출연진과 인사를 나누기 위한 줄이 늘어섰다. 이들이 쓴 책도 현장에서 불티나게 팔렸다. 기념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은 오후 11시가 되도록 줄어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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