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해임건의 후폭풍

‘비선 권력’ 의혹 덮으려는 듯…국감마저 볼모로 ‘투쟁 여당’

2016.09.25 22:42 입력 2016.09.25 23:32 수정

사상 초유 ‘야당 단독 국감’ 가능성

<b>새누리, 심야 ‘손팻말’ 의총</b>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아래쪽)가 25일 밤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의총 참석 의원들은 자리에서 ‘의회주의 파괴자 정세균은 물러가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 심야 ‘손팻말’ 의총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아래쪽)가 25일 밤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의총 참석 의원들은 자리에서 ‘의회주의 파괴자 정세균은 물러가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초유의 야당 단독 국정감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새누리당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문제 삼아 국감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정국이 ‘국회 마비’ 후폭풍으로 빨려가는 모습이다. 야당 단독 국감이 현실화하면 새누리당은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보이콧에 이어 집권여당의 ‘국회 권한 포기’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여 “대통령 탄핵까지 할 사람들”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25일 새누리당은 긴급회의를 거듭하며 강경 대응 기조를 재확인했다. 휴일인 이날 이례적으로 원내대책회의, 긴급 확대최고위원회의, 심야 긴급 의원총회를 연쇄적으로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의 단독 국감 추진 움직임에 “의회 권력이 어차피 야당에 있으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해라”며 국회 보이콧 방침을 재차 밝혔다.

청와대가 이날 해임건의안을 거부한 것도 여당의 ‘실력 행사’ 기류에 힘을 실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 의혹이나 최순실씨 등 ‘비선 권력’ 의혹을 논의할 공간을 사전에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국감 보이콧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다는 건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국정운영에 일차적 책임을 지는 여당의 국감 전면 불참은 유례가 없는 만큼 부정적 여론이 일 수 있다. 당내 일각에선 “국정이 하루라도 중단돼선 안된다”(강석호 최고위원)는 목소리도 있다.

이 때문에 여당은 정세균 국회의장을 ‘최우선 타깃’으로 삼아 부각시키고 있다.

실제 오후 10시부터 시작된 심야 의총은 정 의장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의회주의 파괴자 정세균은 물러가라”는 손팻말을 들고 정 의장 사퇴 구호를 외쳤다. 정 의장이 24일 여당과의 협의 없이 차수 변경을 통해 본회의를 재개해 절차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이정현 대표는 의총에서 정 의장을 ‘정세균 의원’으로 부르며 비판했다. 야당에 대해선 “대통령이 쓰러질 때까지, 탄핵까지 할지도 모르는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지켜보고 넘어갈 수 있겠냐”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 방해죄를 적용해 정 의장을 형사 고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회 윤리위 회부, 사퇴촉구 결의안 제출, 직무정치 가처분 신청, 권한쟁의심판 청구 등 동시다발적 대응을 추진키로 했다.

■야 “국감 진행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 원내대표는 이날 전화 접촉을 통해 국감을 그대로 진행키로 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설사 집권당이 국정감사를 보이콧하더라도 야 3당은 예정된 일정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전원 내일(26일) 국감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8개 상임위는 사회권 이양도 거론된다. 국회법 50조5항은 상임위원장이 의사진행을 거부·기피할 때는 교섭단체 소속 간사 중 의원수가 많은 교섭단체의 간사가 사회권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더민주는 일단 여당의 국감 참여를 촉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당 박 위원장은 “여당 소속 상임위원장께서 개회를 하지 않으면 사회권을 국회법에 따라 요구하겠다”고 했다.

법제사법위 야당 간사인 더민주 박범계 의원은 “국감은 국정에 관한 점검과 반성을 하는 장인데 당혹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