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앞두고 틀어진 ‘펜스·김여정 회담’

2018.02.21 22:23 입력 2018.02.21 22:24 수정

미 “북한이 제안해 수용” 확인

정부 중재 ‘10일 청와대’ 합의

북, 탈북자 만남 등 불만 취소

2시간 앞두고 틀어진 ‘펜스·김여정 회담’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방한했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왼쪽 사진)과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오른쪽)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회담이 북한의 막판 취소로 무산됐다고 20일(현지시간) 미국 측이 밝혔다. 만남을 제안한 북한 측이 펜스 부통령의 강경 행보에 불만을 나타내며 회담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북·미대화가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펜스 부통령 일행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김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과 만날 계획이었으나 북한이 회담 2시간 전 일정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닉 와이어스 부통령비서실장은 성명을 통해 북한이 펜스 부통령의 대북 제재 발언과 탈북자 만남 등에 불만을 표시하며 만남을 취소했다고 보도 내용을 확인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펜스 부통령의 방한 기간에 만남을 원한다는 북한의 말을 중앙정보국(CIA)이 들으면서 논의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중개자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의 면담 요청 수락은 펜스 부통령이 지난 5일 일본·한국 방문을 떠나기 전인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결정됐다. 트럼프 대통령 등이 평창 올림픽 기간 북·미 접촉 여부에 대해 “지켜보자”고 말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펜스 부통령이 한국에 도착한 8일까지 세부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다. 양측은 개회식 다음날인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 양측 만남에 한국 측 인사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AP통신에서 “펜스 부통령은 이 만남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강조할 기회로 삼으려 했으나 북한이 기회를 잡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한 북·미대화를 추진하려던 한국 정부의 노력은 일단 무산됐다. 미국이 언론 보도를 확인하는 형식이긴 하지만 추진 과정을 공개한 것은 북한이 대화를 거부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탐색대화를 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입장차가 큰 북·미관계의 현실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북·미 접촉 무산 여부에 대해 “확인해드릴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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