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경제 찬물 끼얹는 입법 안돼… 독소조항은 바로 잡아야”

2013.08.28 22:48 입력 2013.08.29 00:39 수정

재계 총수 회동 안팎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대기업 총수들과 만났다. 박 대통령은 미국·중국 방문 당시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던 회장들과 대면하긴 했지만 28일엔 10대 그룹 회장단을 청와대로 공식 초청했다. 박 대통령은 1시간30분간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독려하면서 대기업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우려를 씻기 위해 공을 들였다. 박 대통령은 “입법이 쏟아지고 있는데,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입법이 되면 문제가 심각하다”며 “독소조항은 바로잡아야 한다”고도 했다. 경제활성화를 저해하는 법안에 제동을 걸 뜻을 시사한 것이어서 경제민주화법, 상법 개정안 등의 처리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장들은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에 화답하면서 각 기업의 민원을 해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간담회를 직접 진행하면서 참석자들의 발언에 일일이 답변했다. 다음은 박 대통령과 회장들의 주요 발언 요약.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10대 대기업 회장단 오찬장에 입장하자 회장들이 일어나 대통령을 맞고 있다. 왼쪽부터 임종훈 민원비서관, 이재성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신동빈 롯데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건희 회장의 몸이 불편한 점을 감안해 통상 대통령과 한 명씩 악수하던 관례와 달리 대통령과 회장들이 간단히 목례를 나누는 것으로 대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10대 대기업 회장단 오찬장에 입장하자 회장들이 일어나 대통령을 맞고 있다. 왼쪽부터 임종훈 민원비서관, 이재성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신동빈 롯데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건희 회장의 몸이 불편한 점을 감안해 통상 대통령과 한 명씩 악수하던 관례와 달리 대통령과 회장들이 간단히 목례를 나누는 것으로 대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 청와대사진기자단

박 대통령=평소에 아쉬웠던 부분, 애로사항은 뭐든지 기탄없이 말씀해 달라. 일자리는 기업이 투자해서 만드는 것이다. 답은 너무나 확실하다. 기업들이 안심하고 마음 놓고 국내외적으로 열심히 뛸 수 있도록 하는 데 모든 장애물, 어려움, 애로를 해소하고 법·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구본무 LG 회장=융·복합 정보통신(IT)기술, 에너지 저장장치, 전기자동차 등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 전기자동차 보조금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 읽어주는 휴대폰 사업, 저성장 아동을 위한 성장호르몬 보급 등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겠다.

이재성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심해저 자원개발, 해양플랜트에 대한 자원외교 강화가 필요하다. 박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 물꼬를 터주기 바란다. 이제 골드 러시에서 블루 러시 시대가 도래했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호주, 브라질 등에서 경쟁이 치열해 ‘세일즈 외교’가 필요하다.

신동빈 롯데 회장=여성과 지방대 출신 채용을 확대하고, 지역전통시장과 중소상인 상생을 위해 노력하겠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렵다. 규제를 풀어준 게 기업에 큰 힘이 된다. 투자·고용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 창조경제는 한국경제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이다. 기업이 앞장서 실행하고 이끌어 나가야 한다. 소프트웨어 인재육성, 기초과학 육성, 융·복합 기술개발에 노력하겠다.

박 대통령=창조경제의 핵심은 인재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도 정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 “경제 찬물 끼얹는 입법 안돼… 독소조항은 바로 잡아야”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자동차, 철강 등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친환경·첨단소재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협력업체의 해외 동반진출을 지원하겠다. 연 740만대 자동차를 생산 중이고 해외생산도 늘고 있는데 국내 임금, 물류비용이 높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열심히 노력하면 연 1000만대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조양호 한진 회장=신규 항공기 60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대당 250명의 고용 효과가 있다. 고용시장 수급이 불균형이어서 정부와 기업이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인천공항 허브화, 중국 비자확대, 특급관광호텔 건립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

홍기준 한화 부회장=80억달러 프로젝트인 이라크 주택 10만호 건설에 중소업체와 동반진출해 제2의 중동 붐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보증, 보험 지원을 요청한다.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시노펙 합작투자가 8월 중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국가 지도자 간 신뢰 필요성에 대한 긍정적 사례이다. 세일즈 외교에 앞장서주시길 부탁드린다. 외국인투자촉진법의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지수는 줄 세우기 평가보다 기업별로 자발적으로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배려해달라.

허창수 GS 회장(전경련 회장)=GS칼텍스의 외국인 합작투자를 위해 외국인투자촉진법 처리가 필요하다. 동반성장 사례로 GS홈쇼핑에 중소기업 제품을 지원하고 있다.

박용만 두산 회장(대한상의 회장)=72개 지역상의 회장을 모두 면담했는데 투자와 일자리 창출의 의지는 있지만 투자처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통상임금은 공멸의 문제다. 입법이 개별 기업 어디에 해당되는지 모를 만큼 쏟아져 나온다.

박 대통령=너무 많은 입법이 쏟아지는데 경제를 활성화하고 모든 경제 주체들이 희망을 가지고 발전하는 데 도움이 돼야지,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입법이 되면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쏟아지는 입법에 독소조항은 없는지 한번 검토할 필요가 있고 바로잡아야 된다.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경제발전을 이끄는 것도 결국은 기업이다. 저는 기업인 여러분이 국정의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특히 하반기에 계획된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해주시기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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