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검찰개혁 위한 조·윤 환상 조합, 꿈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

2019.10.14 22:34 입력 2019.10.14 22:35 수정

문 대통령 대국민 사과…윤 총장 개혁안에 긍정적 평가

조국 ‘불쏘시개론’ 힘 실으며 공정 가치·언론 역할 언급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와 관련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매우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검찰개혁의 큰 동력이 되었다”며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는 조 장관 말에 힘을 실었다.

“언론 역할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며 언론개혁 필요성도 강조했다. 검찰의 조 장관 일가 수사에 대한 보도를 놓고 범여권이 제기한 언론 비판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저는 조국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개혁을 희망했다”며 “꿈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고 했다. 조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로 조 장관과 윤 총장이 맞서는 모양새가 되면서 ‘조·윤 투톱’으로 검찰개혁을 이룬다는 당초 구상이 무산된 데 대한 소회를 밝힌 것이다. 이날 회의는 당초 오후 2시로 예정돼 있었지만 조 장관 사퇴 소식이 알려진 뒤 1시간 연기됐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대국민 사과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수석·보좌관 회의 때 ‘조국 사수’ ‘조국 퇴진’을 각각 내걸고 열린 대규모 집회에 대해 “정치적 사안에 대해 국민의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며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었다.

일주일 새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데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했다)’라고 강조점을 바꾼 것이다.

문 대통령은 다만 “그러나 (검찰개혁 희망은) 결코 헛된 꿈으로 끝나지 않았다”며 “검찰개혁에 대한 조국 장관의 뜨거운 의지와 이를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는 자세는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검찰개혁의 절실함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검찰개혁의 큰 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조 장관의 희생이 검찰개혁 동력이 됐다며 명예로운 퇴로를 열어주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검찰개혁 방안의 결정 과정에 검찰이 참여함으로써 검찰이 개혁 대상에 머물지 않고 개혁 주체가 된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했다. 윤 총장이 최근 잇달아 내놓은 검찰개혁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신임’의 뜻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우리 사회는 큰 진통을 겪었다”며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대통령으로서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거듭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의미가 있었던 것은 검찰개혁과 공정의 가치, 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언론개혁과 관련, “언론 역할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언론 스스로 절박함에 대해 깊이 성찰하면서 신뢰받는 언론을 위해 자기 개혁을 위해 노력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언론의 자율적 개혁 노력을 강조한 것이다. 정부가 이른바 ‘가짜뉴스’ 등에 대해 고강도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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