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2020

육상 최강 미국 ‘최대 위기’에

2021.08.02 22:09 입력 2021.08.02 22:10 수정

주력 선수들 대회 불참 악재 속
‘봐주기 논란’ 혼성 계주 금 실패
여자 100m도 자메이카에 굴욕

미국의 프레드 컬리가 지난 1일 육상 남자 1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성조기를 들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도쿄 | AP연합뉴스

미국의 프레드 컬리가 지난 1일 육상 남자 1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성조기를 들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도쿄 | AP연합뉴스

미국 육상은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 최강이었다.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딴 금메달 숫자만 무려 334개다. 이런 육상 강국의 입지는 2000년대 들어 거센 도전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달 30일 육상 경기 일정이 시작된 이래 1일까지 3일간 미국은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했다. 우사인 볼트의 은퇴로 큰 기대를 걸고 있었던 남자 100m에서 프레드 컬리(미국)가 은메달에 그쳤고, 하루 앞서 열린 여자 100m에서는 1~3위를 전부 자메이카에 내주는 굴욕까지 맛봤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필드보다는 트랙 종목에 강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성평등화의 일환으로 이번 대회부터 혼성 1600m 계주 종목을 추가하자 미국만 좋은 일 시켜줬다는 평가들이 많았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미국은 폴란드와 도미니카 공화국에 밀려 동메달에 그쳤다. 그것도 예선에서 배턴 터치 구역을 벗어난 곳에서 배턴을 주고받다 탈락했는데,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져 겨우 결승에 오른 것이었다. 이를 두고 ‘미국 봐주기’라는 비판이 일었다.

현재 트랙 종목은 미국이 더 이상 ‘최강국’이라는 위치를 장담하기 어렵다. 중·장거리는 케냐, 에티오피아 같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점령한 지 오래이며 단거리도 자메이카라는 강력한 라이벌의 등장으로 고전하고 있다. 강세를 보여온 계주도 더 이상 최강 자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또 필드 종목은 유럽 선수들이 강세를 보인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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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주력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악재도 있었다. 당초 여자 100m의 유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졌던 샤캐리 리처드슨이 올림픽 개막을 2주 정도 앞두고 대마초 양성반응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됐고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미국 남자 단거리의 간판 크리스천 콜먼 역시 세 차례 금지약물 테스트에 응하지 않아 규정 위반으로 올림픽 출전 자격이 박탈됐다.

정치적인 이유로 불참을 선언한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제외하면, 미국 육상이 1위를 놓친 것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이 마지막이다. 그로부터 45년이 지난 지금, 미국 육상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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