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2020

‘할 수 있다’ 믿음으로 더 높은 곳으로 “그래도 난 이제 시작”

2021.08.02 22:09 입력 2021.08.02 22:10 수정

높이뛰기 24년 만에 한국신기록 우상혁

현역 군인 신분으로 도쿄 올림픽 남자높이뛰기에서 한국신기록(235㎝)을 세우며 4위를 차지한 우상혁이 2일 올림픽선수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충성’을 외치며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역 군인 신분으로 도쿄 올림픽 남자높이뛰기에서 한국신기록(235㎝)을 세우며 4위를 차지한 우상혁이 2일 올림픽선수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충성’을 외치며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여곡절 끝 출전, 최종 4위로 한국 올림픽 육상 최고 성적 금자탑
4년 만에 높인 1㎝, 올림픽선 150분 만에 4㎝ 추가해 ‘235㎝’ 기록
“도전에 긍정을 싣고 하면 못 이길 것 없다”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

지난 1일 밤 일본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 선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은 스스로에게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끊임없이 되뇌었다. 스스로를 세뇌해 자신감이 충만해진 그는 단숨에 235㎝를 넘어 24년 묵은 한국기록을 새로 썼다.

2일 일본 도쿄 올림픽빌리지 플라자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이 얘기가 나오자 우상혁은 환한 미소부터 지었다. 우상혁은 “‘할 수 있다’는 전에도 계속 하던 말이었다. 그뿐 아니라 ‘올라간다’ ‘점프 하이어’ 등을 혼자 떠들고 그랬다”며 “계속 그렇게 말해야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우상혁은 지난 1일 2020 도쿄 올림픽 육상 남자높이뛰기 결승에서 235㎝를 넘어 이진택이 1997년 세운 한국기록을 24년 만에 경신했다. 아울러 최종 4위를 기록, 한국의 올림픽 육상 최고 성적도 다시 썼다. 우상혁은 “축하 인사를 너무 많이 받아서 확인을 제대로 못했다. 이런 적이 처음이라 지금도 꿈만 같다”면서 “영상으로 다시 경기를 봤다. 정말 행복하게, 즐겁게 뛰었다. 도핑테스트를 받고 새벽에 숙소에 들어와 기분좋게 그동안 먹지 못했던 컵라면을 먹었다. 너무 맛있었다”며 껄껄 웃었다.

우상혁의 도쿄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2017년 아시아 챔피언십에서 세운 230㎝의 개인 최고기록을 계속 깨지 못하던 우상혁은 세계육상연맹 랭킹 포인트를 반영하는 마지막 날이던 6월29일 전날까지도 기준기록(233㎝)을 통과하지 못해 올림픽 참가 자격을 잃은 상태였다. 하지만 6월29일 열린 높이뛰기 우수선수 초청 공인 기록회에서 231㎝의 개인최고기록을 달성하고 랭킹포인트를 추가해 32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참가 자격을 극적으로 얻었다. 개인 기록을 1㎝ 올리는 데 4년이 걸린 셈이다.

그는 최고 기록을 도쿄에서 다시 썼다. 높이뛰기 결승이 끝나기까지 약 150분 동안 일어난 일이다. 한국기록에 도전했던 235㎝도 1차 시기 한 번에 훌쩍 넘었다.

4년 동안 노력해서 겨우 올린 최고 기록을 고작 3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연이어 넘어설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가진 ‘긍정의 힘’ 덕분이다. 우상혁은 “처음부터 자신감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어느 순간 준비가 다 됐다는 생각이 들자 자신감이 표출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상혁의 목표는 238㎝를 넘는 것이다. 자신의 키(188㎝)보다 정확히 50㎝가 높다. 우상혁은 이번에 237㎝와 239㎝에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그래도 239㎝ 마지막 시기를 실패하고 난 뒤에는 뭔가 깨달음을 얻은 듯 환하게 웃었다. 우상혁은 “도전을 아예 안 했으면 모르겠는데, 그래도 도전을 해서 넘을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 그랬기에 조금도 후회가 되지 않는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숱한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여기까지 온 우상혁은 실패에 좌절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강조한다. 그는 “나는 완성형이 아니라 이제 시작하는 선수다. 계속 도전에 긍정을 싣고 하다보면 못 이길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보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최고의 장면은 펜싱의 박상영이 ‘할 수 있다’를 되뇌며 극적인 역전 금메달을 만들어낸 것이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나 또 하나의 ‘할 수 있다’의 정신이 큰 감동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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