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미래

김세연 “기본소득·기후변화·성소수자가 진보 전유물? 보수의 과제다”

2020.05.14 06:00 입력 2020.05.14 06:01 수정
글 | 김형규·사진 | 김영민 기자

[보수의 미래](중)울타리 안에서 본 보수
미래통합당 김세연 의원

보수 울타리 내부에서도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래통합당 김세연 의원(48), 김영우 의원(53), 무소속 이상돈 의원(69)에게 보수의 미래를 물었다.

김세연 의원은 “보수도 기본소득, 젠더 이슈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영우 의원은 “무조건 여당에 반대만 해서는 살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상돈 의원은 “실력 있는 사람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시대에 발맞춘 ‘변화’를 주문했다.


김세연 의원. 미래통합당 국회의원.<br />/김영민 기자

김세연 의원.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김영민 기자

집권하려면 말없는 다수 생각 읽어야

통합당, 시대 뒤처져 도태…인물보다 정책 경쟁 나서야
구성원 다수 합의점 찾아 발전 도모하는 게 보수 할 일

미래통합당 김세연 의원은 보수가 집중해야 할 과제로 기본소득 도입과 기후변화 대응, 성소수자를 포함한 젠더 이슈 등을 꼽았다. 주로 진보진영에서 제기한 화두다. 그는 “변화하는 사회적 가치를 과격하지 않게 반영해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게 바로 보수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며 “기본소득 도입은 시간문제일 뿐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급격히 줄어들 일자리와 소득을 기본소득으로 채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보수진영에선 대개 재정부담을 이유로 반대하는 이슈다. 김 의원은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정부의 규모와 기능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며 “지금보다 정부 지출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걸 전제 조건으로 해서 기본소득을 포함해 노동과 복지 시스템의 큰 틀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기후변화, 공유경제, 반려동물, 다양한 형태의 가족 등 세대 간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문제들에 보수정당이 천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정적이고 점진적인 변화’를 위해서다. 그는 “기술혁명이 경제구조와 개개인의 삶을 급격히 바꾸고 있는데 진보의 과격한 정책은 많은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변화가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사회 구성원 다수의 합의점을 찾고 공동의 발전을 도모하는 게 보수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저에게 보수정당에서 왜 이런 주장을 하냐, 진보정당으로 가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셀프 수구 인증’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진정한 보수정당은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는 정당이라는 것이다.

김 의원이 보수의 ‘변화’를 강조하는 건 네 번의 선거에서 연속으로 통합당이 놓쳤던 중도층 표심 잡기와도 관련이 있다. 그는 “집권을 하려면 중간투표자의 표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당이 사회의 보편적 인식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며 “특히 ‘말없는 다수’, 즉 중도층의 생각과 생활이 어떻게 변하는지 민감하게 관찰하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물을 앞세우기보다 정책 경쟁으로 보수의 활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그는 “인물 중심의 계파정치 대신 노선 중심의 정파 간 경쟁으로 정당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영웅적 지도자가 나와 앞장서는 식의 봉건적 정당 운영은 더 이상 안 된다”고 했다.

김 의원은 통합당의 총선 패배에 대해 “시대 흐름보다 10~20년 뒤처져 있다.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생물종이 도태되듯 통합당도 정치권에서 도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당의 현실인식 능력 부족을 ‘특정 세대가 독과점한 의석 구조’에서 찾았다.

김 의원은 “통합당은 건전한 보수에서 수구정당, 극우정당으로 상당히 나갔다”며 당의 ‘발전적 해체’를 거듭 주장했다. 지금 ‘극약처방’을 해야 2년 후 대선에서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0대 국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치는 그는 “마지막 소명이라 생각하고 당에 쓴소리를 하는 것”이라며 “이게 내 방식으로 애국하는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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