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일본, 아시아 정책의 중심”

2015.04.26 21:56 입력 2015.04.26 22:11 수정

미·일의 ‘신밀월관계’ 강조

아베 미 방문 27일부터 시작

자위대 역할 증대안 등 논의

26일 시작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백악관은 “일본이 아시아 정책의 중심”이라고 선언했다.

중국의 부상이라는 전략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경제의 활로를 아시아에서 찾으려는 미국은 자국 요구에 적극 부응하는 아베 정권과 신밀월관계를 강화해가고 있다. 에번 메데이로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지난 24일 아베 총리의 방문 일정과 의제를 설명하는 전화회견에서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이뤄지는 이번 방문을 ‘역사적 방문’으로 평가하며 이같이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부인 아키에 여사가 26일 미국 방문에 나서기 위해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도쿄 |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부인 아키에 여사가 26일 미국 방문에 나서기 위해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도쿄 | 교도연합뉴스

안보협력 측면에서 양국은 1997년 이후 18년 만의 방위협력지침 개정을 통해 해외 전장에서 자위대의 역할을 늘리는 방안을 발표한다. 미·일 외교·국방장관회의(2+2회의)를 통해 발표되는 방위협력지침 개정은 미국이 일본에 요구해온 것이지만 전쟁할 수 있는 국가를 만들고 싶어 하는 아베 총리가 적극 수용해서 이뤄지게 됐다. 일본 국회에 집단자위권 행사 법안이 계류돼 있는 상황에서, 일본 총리가 미국에 와서 먼저 약속을 하는 셈이 된다.

벤 로즈 NSC 부보좌관은 미국·일본·호주, 미국·일본·인도 등 중국을 포위하는 3각 안보협력 체제에서 아베 총리가 하는 역할을 높이 평가하며 “미국의 동맹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 안정과 번영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아·태 재균형 정책에 꼭 들어맞는 행동”이라고 칭찬했다.

미·일 간 농산물, 자동차 시장 개방을 놓고 첨예한 이견을 보이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은 아베 방문 기간에 타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백악관 설명이다. 캐럴라인 앳킨슨 NSC 국제경제담당 부보좌관은 이견을 많이 줄였지만 아직 논의할 부분이 더 있다고 말했다.

회담 의제는 아니지만 아베의 방미 기간 내내 그를 따라다닐 질문은 과거사 인식이다. 아베는 일본 총리로는 역사상 처음 하게 되는 상·하원 의회 연설에서 과거를 넘어 미래를 지향하자는 취지의 연설을 할 예정이다.

백악관 “일본, 아시아 정책의 중심”

위안부 문제 등 식민지배와 침략의 역사에 대해 사과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그는 2차 대전 기념비와 알링턴 묘지 등을 찾아 일본군과 싸우다 죽은 미국인들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할 것으로 보인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메데이로스 보좌관은 “역사 문제를 정직하고 건설적이며 올바른 태도로 접근해 치유를 촉진하면서도 최종적인 해결에 도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직한 태도’는 일본에, ‘최종적 해결’은 한국에 보내는 메시지로 한·일 양국이 모두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일본 총리의 미국 공식방문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외교 의전상 일본 총리는 국가수반이 아니라 정부수반이어서 국빈방문 대상이 될 수 없다. 하지만 미국은 이번 방문을 사실상 국빈방문으로 준비하고 있다. 아베의 워싱턴 도착에 맞춰 예포 19발이 발사되며 의장대 사열이 있게 된다.

숙소는 백악관 내의 블레어하우스이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300여명의 손님을 불러 국빈만찬도 주최한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가 직접 고른 도자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미셸과 아베 부인 아키에 여사는 워싱턴 인근 일본어로 수업하는 초등학교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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