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일자리 부족’·캄보디아 ‘잘못된 관습’ 등 복합 작용

2013.12.04 22:22 입력 2013.12.04 23:35 수정

메콩강 인근 6개국서 인신매매 많은 이유

매년 12월2일은 ‘세계노예제 철폐의 날’이다. 1949년 12월2일 유엔총회가 ‘인신매매금지 및 성매매 착취 금지 협약’을 통과시킨 날을 기념한 것이다. 21세기가 되면서 ‘노예’라는 단어는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는 고어나 다름없다. 하지만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일부 개발도상국에서 노예는 단어가 아닌 현실에서 실재한다.

전 세계 인신매매의 3분의 1이 일어난다는 메콩강 인근의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중국(윈난성 지역) 등 6개 국가에서 인신매매는 사회적 문제다. 6개 국가가 인신매매 해결을 위해 협약을 맺기도 했지만 해결은 요원하다.

인신매매의 원인은 세계화에 의한 국가 간의 빈부격차와 이에 따른 일자리 부족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교육수준, 잘못된 관습 등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다. 월드비전 동아시아지역사무소 인신매매방지활동 ‘ETIP(End Traffiking In Person)’의 조사결과를 보면, 국가별로 문화에 따라 인신매매 양상도 다양하다.

[인신매매 시장, 미얀마 꼬따웅·양곤을 가다]미얀마 ‘일자리 부족’·캄보디아 ‘잘못된 관습’ 등 복합 작용

미얀마는 일자리 문제가 인신매매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인신매매 종착국인 태국에는 이주노동자가 200만~300만명 정도 있다. 이 중 20~30%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미얀마인들이다. 윤환 월드비전 동아시아지역사무소 ETIP 총괄매니저는 3일 “이주노동자들 중 상당수가 인신매매로 태국으로 넘어오게 된 피해자들”이라며 “이들은 주로 해산물 가공공장, 직물 공장, 강제 성매매, 가정부 등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윈난성 지역과 가까운 미얀마 북쪽에서는 강제결혼을 목적으로 한 인신매매도 많다. 주로 어린 소녀들이 대상이 된다.

라오스에서 인신매매 당해 태국으로 끌려간 이들은 주로 식모 일을 한다. 대부분이 어린 여자아이다. 월드비전 동아시아지역사무소는 라오스 피해자들의 86%가 여자이고, 69%가 아동이라고 추정한다. 이들은 집안일을 하며 집에서 운영하는 식당일도 하고, 성적인 착취도 겪는다. 라오스에서 팔려가는 여자아이들은 대부분 14~15세로 부모가 인신매매범들에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캄보디아에서는 잘못된 관습이 인신매매의 원인이 된다. 캄보디아에는 ‘남자는 금 같고, 여자는 옷감 같다’는 속담이 있다. 구정물에 빠졌을 때 남자는 씻으면 깨끗해지지만 여자는 그렇지 못하다는 뜻이다. 여성의 처녀성을 중요하게 여겨 처녀를 성매매시키기 위해 인신매매하는 일이 많다.

미얀마 월드비전 크리스토퍼 헤링크 회장은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메콩강 인근 지역의 인신매매는 어떤 기관이나 어떤 국가도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정부 기관, NGO, 지역공동체, 그리고 이 지역과 무역을 하는 선진국들이 모두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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