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네타냐후냐, ‘대화’ 간츠냐…이스라엘 총선 승자에 달린 중동 평화

2019.04.04 21:11 입력 2019.04.04 21:16 수정

‘강경’ 네타냐후냐, ‘대화’ 간츠냐…이스라엘 총선 승자에 달린 중동 평화

중동지역 평화의 가늠자가 될 이스라엘 총선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오는 9일(현지시간) 선거를 앞두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극우 리쿠드당과 이스라엘방위군(IDF) 참모총장 출신 베니 간츠가 이끄는 중도좌파 성향 야권연합 청백동맹이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두 사람은 팔레스타인 문제 해법,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입장이 상반된다. 간츠 대표가 총리가 될 경우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에 변화가 예상된다.

이스라엘 방송 채널13이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리쿠드당은 전체 120석 중 29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총선 여론조사 실시 이후 처음으로 청백동맹(28석)에 앞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예루살렘으로의 미국대사관 이전에 이어 지난달 시리아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영토주권까지 인정하는 등 네타냐후 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영향으로 해석된다.

판세가 초접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선거전도 과열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간츠 대표의 휴대전화가 이란 정보당국에 해킹됐다는 보도를 언급하면서 “간츠, 이란은 당신에 대해 뭘 알고 싶었던 걸까”라며 조롱했다. 그는 간츠 대표를 ‘나약한 좌파’로 규정하면서 총리로서 신뢰하기 어렵다고 비난한다. 간츠 대표 측은 최근 잇단 부패 혐의로 기소된 네타냐후 총리를 타락한 정치인으로 낙인찍으며 간츠 대표가 강직한 군인 출신임을 부각시킨다.

누가 총리가 될지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리쿠드당이나 청백동맹 모두 단독 과반이 힘든 만큼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관건이다. 이번 총선에는 13개 정당이 뛰어든 상태다.

연정 구도는 양측의 대외정책에 따라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는 중동 평화 문제와도 직결된다. 팔레스타인 문제를 두고 네타냐후 총리는 강경 일변도이고, 간츠 대표는 대화를 모색한다. 리쿠드당은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방관하거나 확대를 주장하는 반면, 청백동맹은 정착촌의 무분별한 확대에 반대한다. 간츠 대표는 ‘두 국가 해법’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최근 방송 토론회에서 팔레스타인과 오슬로 평화협정을 체결한 주역이자 극우 청년에게 살해된 이츠하크 라빈 전 총리에 자신이 비교되는 것에 대해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라고 말했다.

주변국과의 관계 설정 방식도 차이가 난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 탈석유 경제로 체질 전환을 꾀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국들과의 경제협력 등 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팔레스타인을 고립시키고 이란을 견제한다는 전략이다. 간츠 대표는 미국으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야당인 민주당과도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최대 군사위협인 이란을 직접 타격해야 한다는 초강경파들의 주장에도 반대한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은 총선에서 리쿠드당이 청백동맹에 밀리더라도 극우·우파 정당들을 규합해 과반인 61석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청백동맹이 리쿠드당에 크게 앞서면서 제1당이 될 경우 시나리오는 복잡해질 수 있다.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이 총리 후보 지명권을 행사하고 간츠 대표가 노동당과 아랍계 소수정당까지 두루 손잡을 경우 결과는 알 수 없다. 이스라엘은 총선 직후 대통령이 정당 대표들과 협의해 연정 구성 가능성이 높은 당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연정 구성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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