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텐마 기지 이전’ 더 뜨거워진 미 - 일

2009.11.09 17:56 입력 2009.11.09 17:58 수정

오키나와현 기노완시 이전 요구 계속

민주당 공약 불구 비용 등 협상 제자리

오바마 방일 앞두고 양측 외교문제로

일본 오키나와현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문제가 미국과 일본 간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b>도심 한복판 미군기지</b> 일본 오키나와현 기노완시에 있는 미 해군의 후텐마 기지 전경을 8일 촬영한 모습.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가 양국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기노완 | AFP연합뉴스

도심 한복판 미군기지 일본 오키나와현 기노완시에 있는 미 해군의 후텐마 기지 전경을 8일 촬영한 모습.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가 양국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기노완 | AFP연합뉴스

오는 13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기존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미국에 대해 일본은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채 맞서고 있다. 미국은 ‘동맹관계 악화’까지 거론하며 일본을 압박하고 있지만 일본도 좀처럼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란 오키나와현 기노완시에 있는 이 기지를 2014년까지 같은 현 나고시 주일미군 슈와브 기지로 옮기기로 양국이 2006년에 합의한 것을 말한다. 기지의 면적은 4.8㎢로 기노완시 전체면적(19.5㎢)의 25%를 차지한다. 시 중심부에 있는 데다 전장 2746m의 활주로가 있는 까닭에 그동안 소음 피해와 안전 및 환경 문제 등으로 주민들로부터 “이전해달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후텐마 기지 이전’ 더 뜨거워진 미 - 일

1996년 하시모토 류타로 당시 일본 총리와 월터 먼데일 주일 미 대사의 면담에서 처음 기지반환 문제가 제기됐다. 자민당 정권 시절인 2006년 5월 양국 정부 간에 주일미군 재편 계획의 하나로 양국이 이전에 합의했다. 슈와브 기지의 해안부에 V자형 활주로 2개(길이 1600m·폭 30m)를 건설해 후텐마 비행장의 수요를 충당한다는 내용이다. 또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는 미 해병대원 8000명은 괌으로 이동시키기로 했다.

이 같은 합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현 외 지역 이전’을 요구하는 오키나와현의 여론과 만만치 않은 비용 부담 때문이다. 후텐마 기지 대체시설 건설과 관련해서는 ‘수천억엔 규모’라는 추산액만 나올 뿐 아직 건설 공법조차 결정되지 않았다. 결정된 것이라고는 60억9000만달러에 달하는 해병대의 괌 이전 비용을 일본이 부담한다는 것뿐이다. 각료와 현지 지자체 장이 참석하는 후텐마 이전 협의는 후쿠다 야스오 정권 시절인 지난해 7월 열린 것이 마지막이다.

이 문제가 핫이슈로 부상한 것은 ‘후텐마 현외 이전’을 총선 공약으로 내건 민주당의 집권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 총리는 ‘대등한 미·일관계’를 공언하며 미국 측의 기존 입장 수용을 거부해왔다.

민주당의 연립파트너인 사민당은 ‘현 내 이전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조차 정리가 안 된 상태여서 미국과의 구체적인 협상도 불투명하다. 기타자와 도시미 방위상은 ‘합의안 이행 불가피론’을 주장한 반면, 오카다 가쓰야 외상은 인근 가데나 공군기지와 통합안을 제시하면서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8일에는 오키나와현 주민 2만여명이 모여 후텐마 기지 현 내 이전 반대 집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하토야마 정권은 미국의 압력에 굴하지 말고, 대등한 미·일협상으로 주민의 소리를 당당히 주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하 요이치 기노완 시장은 “2차대전 이후 64년 동안 미군기지로 인한 부담, 고통과 슬픔에 종지부를 찍을 영단을 하토야마 총리에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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