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신 접종률 지도 보면 지난 대선 득표율 지도가 보인다

2021.05.24 12:19 입력 2021.05.24 20:18 수정

미국의 각 주 별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백신 접종 비율. 파란색이 진할수록 백신 접종 비율이 높다는 뜻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

미국의 각 주 별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백신 접종 비율. 파란색이 진할수록 백신 접종 비율이 높다는 뜻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

“2021년 미국의 백신 접종률 지도를 보면 2020년 미국 대선 지도가 보인다.”

미국 CNN방송은 23일(현지시간) 백신이 코로나19로부터 생명을 구한다는 자명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각 주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비교하면 미국 내 정치적 양극화 지형과 겹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세했던 지역일수록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은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했던 지역일수록 접종률이 낮은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18세 이상 성인 백신 접종 관련 통계를 보면 접종률이 높은 25개 주 가운데 21개 주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승리한 곳이었다고 CNN은 분석했다. 접종률 상위 20개 주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긴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반면 접종률 하위 25개 주 가운데 21개 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곳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현상은 아니다. 민주당 지지자일수록 백신 접종에 우호적인 반면 공화당 지지자일수록 백신에 대한 거부감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공영방방송 NPR과 PBS가 이달 초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의 82%가 백신을 맞았다고 답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백신을 맞았다고 답한 비율은 45%에 그쳤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자는 82%가 백신을 맞았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는 44%만 백신을 맞았다고 답했다.

2020년 미국 대선 주별 개표 결과. 파랑색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지역이고, 빨강색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지역이다.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2020년 미국 대선 주별 개표 결과. 파랑색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지역이고, 빨강색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지역이다.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태도는 교육 수준, 주거지역 등에 따라서도 나뉘었다. 미국에서는 고학력자, 도시 거주자 집단은 민주당 지지 성향이 우세하고, 저학력자 및 시골 거주 집단은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상위 25개 주 가운데 21개 주는 대졸자 비율이 미국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하위 25개 주 가운데 21개는 대졸자 비율이 미국 평균보다 낮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상위 25개 주 가운데 17개는 도시 거주자 비율이 미국 평균보다 높았고, 하위 25개 주 가운데 17개는 시골 거주자 비율이 미국 평균보다 높았다.

CNN은 이처럼 백신에 대한 미국인들의 태도가 정치적 균열과 겹치는 현상은 백신 접종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신에 대한 태도가 과학이 아니라 정치적 신념과 강하게 결부돼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에서 백신을 최소 1회 이상 받은 18세 이상 성인 비율이 70%를 넘은 지역이 8개 주로 늘어났다. CNN은 CDC 통게를 인용해 로드아일랜드주가 곳은 코네티컷·하와이·메인·매사추세츠·뉴햄프셔·뉴저지·버몬트에 이어 여덟번째로 성인 인구 70%에게 백신을 1차례 이상 접종한 주가 됐다고 보도했다. ‘성인의 70%에게 최소 1회 백신 접종’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달성하겠다고 제시한 목표이기도 하다.

CDC에 따르면 23일 현재 미국은 전체 인구의 49.2%가 최소 1회 백신을 맞았고, 백신 접종을 완료한 비율은 39.3%다. 12세 이상을 기준으로 하면 58.2%까 최소 1회, 46.4%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며, 18세 이상을 기준으로 하면 각각 61.3%, 49.6%다. 다만 백신 수요가 줄면서 하루 접종 건수는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주일 동안 하루 평균 접종 건수는 약 180만회로, 가장 많았던 4월 중순의 340만회보다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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