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염, 탄소 배출량 안 줄이면 향후 30년간 최대 7배 더 많이 발생”

2021.07.27 17:35 입력 2021.07.27 17:42 수정

7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 국립공원에 있는 온도계가 섭씨 56도를 가리키고 있다. 캘리포니아 | AP연합뉴스

7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 국립공원에 있는 온도계가 섭씨 56도를 가리키고 있다. 캘리포니아 | AP연합뉴스

폭염이 세계 곳곳을 강타하고 있다. ‘100년 만의 폭염’을 맞은 미국과 캐나다는 최고기온이 섭씨 50도에 육박했고, 지난해 시베리아는 북극권 내부에서 섭씨 38도를 기록해 전례 없는 이상 고온 현상을 맞닥뜨렸다. 올해 서울의 폭염일수도 평년 수준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탄소 배출량이 즉시 줄어들지 않는다면, 향후 30년 동안 이전 기록(평년)보다 5도가량 높은 기온을 보이는 ‘기록적인 폭염’이 최대 7배 더 많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의 ‘대기기후과학 연구소’ 연구팀은 26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 변화’에 발표한 논문에서 “고배출 시나리오에서 기존 기록을 깨는 폭염이 발생할 가능성은 2021~2050년에 2~7배, 2051~2080년에 3~21배 더 높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기록을 깨는 극단(현상)은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반에는 매우 드물지만, 앞으로 30년 동안 급격히 증가한다”며 “관측된 기록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사건(이상고온 현상)이 오늘날과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상고온 현상에 가장 취약한 국가는 북미, 유럽, 중국과 같이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들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극한 상황은 수천 명의 조기 사망자를 초래할 수 있지만, 현재 조치는 이전의 더위 기록을 기반으로 세워졌다며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기록적인 이상고온 현상이 점진적으로 빈번해지기보다는 급격하게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를 이끈 피셔 박사는 “2~3년마다 0.1도씩 오르는 폭염에 대비하는 게 훨씬 쉽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지난 5월 발표된 마이클 만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교수의 자체 연구 결과에 따르면 2100년까지 미국에서는 열 스트레스가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상승한 지구 온도 자체보다는 지구 온난화의 ‘속도’가 이상고온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급격히 줄여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연구에 따르면 배출량이 즉각적이고 빠르게 감소하기 시작하면 기록적인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할 위험성이 약 80% 줄어든다.

연구자들은 지난 2010년 러시아 폭염으로 5만5000명이 숨지고 150억 달러의 농작물이 사라졌으며, 2003년 유럽 폭염으로 7만명이 조기 사망한 것을 언급하며 이상고온 현상의 파괴력을 경고했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의 비키 톰슨 교수는 “기후 변화가 지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분명하다”며 “정책 입안자들이 오는 11월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전 세계적으로 배출을 감소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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