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바둑계로 번졌다. 유명 바둑 해설가 김성룡 9단(42)이 9년 전 여성 프로기사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성 프로기사 ㄱ씨는 지난 17일 한국기원의 프로기사 전용 온라인 게시판에 김 9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ㄱ씨는 “요즘 ‘미투’ 때문에 옛날 기억이 다시 돌아왔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2009년 6월5일 김 9단 집에 초대를 받았다”면서 “같이 오기로 한 친구를 기다리다가 술을 많이 마셨고, 김 9단의 권유대로 그의 집에서 잠을 잤다”고 밝혔다.

ㄱ씨는 이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옷이 모두 벗겨져 있었고 그가 나를 강간하고 있는 상태에서 내가 눈을 뜬 것”이라고 폭로했다. ㄱ씨는 또 일주일 뒤 김 9단이 자신이 사는 오피스텔로 찾아왔다고 밝혔다. ㄱ씨는 “9년간 혼자만의 고통을 감내하는 동안 김 9단은 바둑계에서 모든 일을 맡으며 종횡무진했다”면서 “이 글을 보고 내 마음이 어땠는지 느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9단은 한국기원 홍보이사, 바둑도장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국을 해설하는 등 바둑 해설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지난 17일 임시 운영위원회를 열어 윤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김 9단과는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