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함평·영광, ‘꽃무릇’이냐 ‘상사화’냐 축제이름 두고 신경전

2015.09.04 13:39

‘꽃무릇’이냐 ‘상사화’냐.

모두 꽃과 잎이 만나지 못해 꽃말이 ‘이룰 수 없는 사랑’이란다.

그런데, 전남 함평과 영광군이 똑같은 꽃을 놓고 이달에 ‘꽃무릇 축제(19~20일)’ ‘상사화축제(18~20일)’를 각각 펼치며 신경전이다.

축제장소가 함평은 해보면 모악산 자락인 용천사, 영광군은 불갑면에 있는 불갑산 아래 불갑사다.

직선거리로 2㎞ 거리인데도 두 지자체는 꽃이름을 달리 부르고 있다.

관광객과 주민들은 “가보면 두 곳 모두 꽃무릇인데, 왜 그렇게 혼란스럽게 하냐”며 늘 불평을 털어놓는다.

문제의 ‘꽃무릇’과 ‘상사화’는 엄연히 모양과 생태가 다르다.

꽃무릇

꽃무릇

상사화

상사화

함평군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꽃무릇은 8월 말에서 9월에 꽃이 핀다. 꽃무릇은 꽃대가 먼저 올라온 뒤 꽃이 피고, 꽃이 지면 잎이 나온다. 반면 상사화는 7월 말부터 8월 사이에 꽃이 핀다. 잎이 먼저 피고, 잎이 지면서 그때서야 꽃이 핀다는 것이다.

색깔도 꽃무릇은 짙은 선홍색(빨간색)인데 비해, 상사화는 연한 보라색이나 노란색이라고 밝히고 있다.

함평군 농업기술센터 문정모 자원기술팀장은 “추석전, 그러니까 이맘때 피는 꽃은 꽃무릇이 명백하다”면서 “다른 지역에서 상사화로 부르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광군은 ‘상사화(相思花)’라고 부르고 있다.

영광군에 따르면 상사화는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 외떡잎 식물로, 국내엔 상사화, 꽃무릇, 백양꽃, 붉노랑상사화, 진노랑상사화, 위도상사화, 제주상사화 등이 있다. 따라서 꽃무릇이든 백양꽃이든 모두 상사화로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꽃은 모두 ‘꽃과 잎’이 나는 시기가 서로 달라 모두 꽃말이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통한다. 해서, 꽃의 이미지를 확연히 드러낼 수 있는 ‘상사화’가 더욱 안성맞춤이라고 영광군은 설명하고 있다.

영광군 관계자는 “꽃무릇으로 부르든, 상사화로 부르든 틀린 것은 아니지 않으냐”면서 “‘꽃무릇이 맞다’고 자꾸 시비를 거는 것은 옳지않다”고 말했다.

전남 함평군 해보면 용천사 인근 산자락을 벌겋게 물들여 피어있는 꽃모릇 모습.  올해는 19~20일 이곳에서 ‘꽃무릇 축제’가 열린다.  │함평군 제공

전남 함평군 해보면 용천사 인근 산자락을 벌겋게 물들여 피어있는 꽃모릇 모습. 올해는 19~20일 이곳에서 ‘꽃무릇 축제’가 열린다. │함평군 제공

이를 두고 두 지자체가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말도 돈다.

전남도 관계자는 “함평군이 먼저 ‘꽃무릇 축제’라는 타이틀을 걸고 축제를 시작해 영광군이 같은 이름을 사용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산자락을 벌겋게 물들이는 이 꽃 이름이 함평군의 주장처럼 ‘꽃무릇’이 맞긴하지만 ‘상사화’라 부르면 더욱 상상력도 풍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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