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에 등장한 ‘노란 리본’ 달린 태극기와 육사 예비역

2017.02.12 14:08 입력 2017.02.12 14:14 수정

주로 보수단체들이 ‘탄핵 반대’ 집회에서 흔들던 태극기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도 등장했다. 또 육군사관학교 출신 예비역들도 촛불집회에 나와 박 대통령의 탄핵과 세월호 추모에 뜻을 모았다.

15번째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11일 오후 3시쯤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노란리본 공작소’ 앞에서 시민들은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 2개가 달린 태극기 750개를 나눠줬다. ‘노란리본 공작소’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공간으로 누구나 노란 리본을 직접 만들 수 있고, 노란리본 모양의 열쇠고리도 받아갈 수 있는 곳이다.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등장한 세월호 추모를 의미하는 노란 리본이 달린 태극기 / 노혜경 시인·시민 김덕희씨 제공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등장한 세월호 추모를 의미하는 노란 리본이 달린 태극기 / 노혜경 시인·시민 김덕희씨 제공

3년째 노란리본 공작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김덕희씨(54)는 “시인 노혜경 선생님의 제안으로 ‘탄핵 반대’ 세력 때문에 의미가 변질된 태극기를 되찾아 오자는 의미에서 태극기에 세월호 리본을 달아 시민들께 나눠드리게 됐다”며 “노란리본 공작소를 찾는 시민 7명 정도가 뜻을 모아 태극기 750개를 후원했다”고 말했다.

이날 ‘노란리본 공작소’ 주변에서는 ‘우리나라의 태극기를 되찾아 옵시다’, ‘태극기는 민주시민 곁으로, 태극기는 촛불 속으로’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있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김씨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은 ‘탄핵 반대 세력이 태극기를 들면서 세를 불리고 있는데 여기서 왜 태극기를 나눠 주느냐’고 따지기도 했다”며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줄을 서서 세월호 리본이 달린 태극기를 받아갈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광화문광장에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육사 동문 모임’ 현수막과 함께 육사 출신 예비역 10여명도 등장했다. 현수막의 왼쪽에는 노란 세월호 리본이, 오른쪽에는 육사 마크가 새겨져 있다. 50대 육사출신 예비역이라고 밝힌 김모씨는 “육사 교육 자체가 생도에게 명예를 강조하고 정의를 가르치는데, 이는 신뢰와 믿음이 바탕이 돼야 한다”며 “국민의 아픔과 세월호의 아픔을 생각해 집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날 모임은 식사자리에서 우연히 만들어졌다고 한다. 김씨는 “군을 떠난 이들도 (촛불집회에) 함께 할 수 있으리라 본다”며 “빨리 이 상황이 끝나 국민이 제자리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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