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밀 유출에 이스라엘 정보원 목숨 위태…"중동 정보 자산 다 날릴 판"

2017.05.18 08:00 입력 2017.05.18 08:01 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악수하고있다. 러시아 외교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악수하고있다. 러시아 외교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국가(IS)’와 관련한 국가기밀을 러시아에 전달하면서 IS 내부에 침투한 이스라엘 정보원의 목숨이 위태로워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abc뉴스는 전·현직 미국 관료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러시아 관리들을 만나 기밀 정보를 유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스라엘이 IS 내부에 심은 정보원의 생명도 위험해졌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bc뉴스에 따르면 이 정보원은 앞서 IS가 노트북 컴퓨터에 숨긴 폭탄으로 미국행 여객기를 폭파시키려 한다는 정보를 이스라엘 정보기관에 제공했다. 미국 당국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편 기내에 노트북 휴대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정도로 신뢰도 높은 정보였다.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 예루살렘온라인, 하레츠 등 이스라엘 언론들도 abc뉴스 보도를 일제히 전달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아비그도르 리버만 국방장관은 트위터에 “이스라엘과 미국의 안보관계는 깊고 중요하다”고만 썼다. 기밀 유출 논란 후 트럼프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20분간 통화했지만, 이스라엘 총리실은 “두 정상 간 통화에서 기밀 유출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알렸다.

전문가들의 우려는 크다. 맷 올슨 전 미국 국가대테러센터(NCC) 소장은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할 미래의 정보원도 위험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연계를 바탕으로 지켜온 중동 지역내 미국의 정보 역량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올슨은 트럼프가 러시아에 기밀을 넘긴 건 실수라고 지적하면서 “러시아가 IS 세력의 일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정보 공유) 파트너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댄 샤피로도 트럼프와 그의 팀이 “부주의했다”면서 “민감한 정보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이해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샤피로는 무엇보다 이스라엘이 미국과의 정보 공유를 계속해도 될 것인지 의구심을 품을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했다고 abc뉴스는 전했다.

지난 15일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러시아에 기밀을 넘겼다고 최초 보도했다. 다음날에는 뉴욕타임스가 전·현직 당국자들을 인용해 유출 정보의 일부 출처는 이스라엘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난리가 났고 트럼프의 참모들은 “정보 유출은 없었다”며 방어하느라 진땀을 뺐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본인은 16일 오전 “내게는 테러, 항공보안 사실을 러시아와 공유할 절대적 권리가 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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