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 의병장 후손…카자흐스탄의 ‘남자 김연아 ’피겨스타 데니스 텐 사망

2018.07.19 23:19 입력 2018.07.19 23:23 수정

절도범과 난투 중 흉기에 찔려

항일 의병장 후손…카자흐스탄의 ‘남자 김연아 ’피겨스타 데니스 텐 사망

‘항일 의병장 후손’이자 카자흐스탄의 피겨스케이팅 스타인 한국계 데니스 텐(25)이 19일(현지시간) 괴한의 칼에 찔려 사망했다.

현지 매체 카진포름 등에 따르면 데니스 텐은 이날 오후 3시쯤 알마티의 쿠르만가지-바이세이토바 거리에서 자신의 승용차 백미러를 훔치려던 2명과 난투극을 벌이다 흉기에 찔렸다. 그는 응급차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송 당시 10곳에 자상을 입은 상태였다. 병원 도착 3시간 만에 과다 출혈로 숨을 거뒀다. 카자흐스탄 보건부 대변인은 “불행하게도 그는 더 이상 우리와 함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칼무한벳 카시모프 내무부 장관은 데니스 텐에 대한 흉기 공격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공언했다.

데니스 텐은 한국계로 대한제국 시절 의병대장으로 활동했던 민긍호 선생의 외고손자이다. 민 선생은 1907년 300명의 의병을 이끌고 홍천과 춘천, 횡성, 원주 일대에서 일본군과 격전을 벌여 전공을 세웠다. 그의 외손녀인 김 알렉산드라가 데니스 텐의 할머니다. 텐은 한국의 정씨를 러시아어에서 쓰는 키릴 문자로 표기한 것이다.

데니스 텐은 카자흐스탄에선 스포츠 스타였다. 2008년 벨라루스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골든링크에서 카자흐스탄의 남성 피겨스케이팅 선수로는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프리부문 1위에 올랐다. 특히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싱글에서 동메달을 따면서 카자흐스탄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데니스 텐은 ‘피겨 여왕’ 김연아의 올림픽 은퇴 무대였던 소치 올림픽 갈라쇼에서 짝을 맡아 함께 연기하기도 했다.

데니스 텐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오른발 인대를 다쳤지만, 조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불참할 수 없다며 참가를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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