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대유행’에도 확진자 10명 미만 지자체 4곳···거리두기·깐깐한 방역·높은 백신 접종률

2021.07.13 16:13 입력 2021.07.13 16:48 수정

“다른 지자체에서 ‘비결이 뭐냐’고 묻곤 하는데 특별한 게 없습니다. 굳이 꼽는다면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을 잘 지켜준 주민들 덕이지요.”

13일 김은숙 전남 강진군보건소 감염병관리팀장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적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인구 3만4248명인 강진군의 누적 확진자는 이날 오전 0시 기준 6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1월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국내 누적 확진자는 17만296명으로 인구 10만명당 328.57명을 기록하고 있다. 강진군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국 평균의 ‘20분의 1’ 정도다.

코로나19 감염자가 연일 1000명을 넘는 4차 대유행 속에서도 누적 확진자가 10명도 안되는 지자체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전국 226개 시·군·구 가운데 강진을 포함해 인천 옹진군(3명), 경북 울릉군(3명), 경북 영양군(9명)등 4곳 이다.

이들 지자체는 인구가 적고 섬 지역도 2곳이나 된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상황을 살펴본 신민호 전남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대유행을 막기 위해 지금 우리가 왜 멈춰야 하는지 이들 지역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남 강진군 방역차량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지역을 돌며 소독을 하고 있다. 강진군의 누적 확진자는 6명으로 전국 자치단체중 최저 수준이다. |강진군 제공.

전남 강진군 방역차량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지역을 돌며 소독을 하고 있다. 강진군의 누적 확진자는 6명으로 전국 자치단체중 최저 수준이다. |강진군 제공.

■강진·영양, ‘거리두기, 빠른 역학조사’

4곳의 지자체들은 인구가 적다. 옹진군의 인구는 2만331명, 영양군은 1만6411명, 울릉군은 8990명에 불과하다. 자연스럽게 주민들 간 거리두기가 쉽게 이뤄지고 있다.

방역전문가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가장먼저 꼽는 게 거리두기다. 사람들이 접촉하지 않아야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정부가 시행하는 물리적(사회적) 거리두기도 기본적으로 단계가 올라갈수록 이동과 모임을 제한, 사람들 간 접촉을 줄이는 방식이다.

적은 인구는 ‘빠른 역학조사’도 가능하게 한다. 지난 10일 두 달 만에 확진자가 발생한 강진군의 경우 하루도 안 돼 밀접접촉자 34명을 모두 파악해 자가격리를 시켰다. 보건소 관계자는 “위험요소를 빨리 파악해 확산을 차단하는 게 중요한데 그럼 점에서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경북 영양군도 적은 인구가 방역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주민들이 서로 이름만 대만 누군지 잘 알기 때문에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게 하기 위해 당국의 방역조치에 잘 따른다고 한다. 주민 김모씨(67)는 “아무래도 작은 동네다 보니 확진으로 괜히 이웃에게 피해가 갈까봐 더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인구가 적어 자연스럽게 이뤄진 측면이 있지만 코로나 예방을 위해 거리두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면서 “도시에서 확산을 막기위해 거리두기를 강화해 사람들 간 접촉을 줄이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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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진·울릉 ‘섬 특성으로 방역철저, 이동 자제’

누적 확진자가 각각 3명씩으로 전국 지자체 중 가장 적은 옹진군과 울릉군은 ‘섬’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지역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배를 이용해야 한다.

옹진군의 23개 유인도에 가기 위해서는 손목에 ‘안심밴드’가 채워져야 한다. 여객선 터미널에서 체온을 체크한 뒤 이상이 없다는 표시인 ‘안심밴드’가 있어야 여객선을 탈 수 있다. 섬에 도착한 이후에도 내리기 전 체온을 또 잰다.

울릉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모두 3번에 걸쳐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여객선 터미널에 들어가기 전 발열체크를 하고 여객선에 타기 전, 울릉도에 도착해 내리기 전에도 체온을 잰다.

코로나에 확진되면 치료가 쉽지 않은 섬 지역 특성 탓에 주민들의 방역 의식도 높다. 감염될 경우 육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야 해 불편함이 큰 만큼 이를 잘 알고 있는 주민들이 방역에 신경을 많이 쓰고, 육지 방문 등 이동을 자제하게 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울릉군 관계자들이 지난해 2월 도동항에서 섬을 찾은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울릉군 제공

울릉군 관계자들이 지난해 2월 도동항에서 섬을 찾은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울릉군 제공

■높은 백신 접종률, “유행 막을 것”

지난 12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백신의 인구대비 1차 접종률은 평균 30.1%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확진자가 적은 지자체들의 접종률은 이보다 훨씬 높다. 강진군의 1차 백신 접종률은 50.9%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영양군은 46.9%를 기록하고 있고 옹진군 42%, 울릉군의 1차 접종률도 35.4%다.

높은 백신 접종률은 앞으로도 코로나 발생 위험을 상당부분 줄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신 교수는 “백신 접종률이 높은 만큼 혹여 지역에서 유행이 시작되더라도 신규 확진자를 줄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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