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소금값과 태양광

2021.09.06 20:45 입력 2021.09.06 21:04 수정

김장철이 다가오는데 지난 8월 기준 소금값이 1년 전보다 14.6% 올랐다. 장마로 인한 생산량 감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전에 소금을  사두겠다는 사재기,  특히 태양광 발전설비가 들어서면서 염전이 줄어든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사진은  전남 신안군 증도의 염전(왼쪽)과 대규모 태양광 발전 단지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

김장철이 다가오는데 지난 8월 기준 소금값이 1년 전보다 14.6% 올랐다. 장마로 인한 생산량 감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전에 소금을 사두겠다는 사재기, 특히 태양광 발전설비가 들어서면서 염전이 줄어든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사진은 전남 신안군 증도의 염전(왼쪽)과 대규모 태양광 발전 단지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

김장철이 한참 남았는데 소금값이 뛰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지난 8월 기준 소금값은 1년 전보다 14.6% 올랐다. 먹는 소금으로 가공하기 전 천일염은 지난해부터 가격이 치솟았다. 해양수산부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말 기준 20㎏ 천일염 산지가격은 1만2546원이었다. 1년 새 두 배 넘게 뛰었다. 초여름부터 비가 자주 내려 올해 천일염 생산량이 줄어든 게 가격 상승의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전에 소금을 사두겠다는 사재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염전이 점차 줄어드는 현상도 소금값 상승에 한몫을 했다. 전국 염전 면적은 지난해 87㎢로 10년 전에 비해 16㎢(15.4%)가 감소했다. 여의도 면적(2.9㎢)의 5배가 넘는 염전이 사라진 것이다. 소금을 생산하지 않게 된 염전에는 태양광 발전설비가 대거 들어섰다고 한다. 염전으로 수지도 맞추기 어렵던 터에 태양광이 등장하자 그쪽으로 자리를 내준 것이다. 일조량이 많고 통풍이 잘되는 염전 입지는 태양광 발전에도 적합했다.

태양광이 친환경 발전시스템이기는 하지만 공짜는 없는 법이다. 인위적인 설비는 이미 존재하는 것에 해를 끼칠 수밖에 없다. 태양광 설비가 산으로 올라가면 숲을 훼손하고 산사태 위험을 높인다. 호수에 뜬 설비는 녹조를 발생시켜 물속 생태계를 어지럽힌다. 염전 터에 자리 잡은 태양광은 소금값 상승이라는 예상치 못했던 상황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렇다고 태양광을 포기할 수는 없다. 석탄이나 원자력 등 다른 발전 수단과 비교하면 지구를 훨씬 덜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이행하려면 태양광 설비용량이 400GW 수준에 이르러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태양광에 부정적인 이들은 서울시 면적(605㎢)의 10배를 태양광 설비로 뒤덮어야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빈정거린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태양광 기술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2030년이 되면 기술혁신에 힘입어 400GW를 생산하기 위한 면적을 서울시의 3.27배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또 그 20년 뒤 2050년에는 기술이 얼마나 더 발전할지 알 수 없다. 진정 지구를 위한다면 소금값 상승은 감내해야 하지 않을까.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