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위 10%가 하위 50%보다 52배 부 축적"

2021.12.07 19:57

한국에서 상위 10%가 차지하는 소득과 부가 하위 50% 보다 각각 14배와 52배나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의 소득 수준이 서유럽 국가들과 비슷한 ‘3만 유로’ 지점을 넘어섰지만 불평등은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 크게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불평등 연구소(World Inequality Lab)가 7일(현지시간) 발간한 ‘세계 불평등 보고서 2022’를 보면 한국은 1980년 이후 소득과 부의 격차가 지속적으로 벌어졌다.

우선 소득의 경우 2021년 기준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절반에 달하는 46.5%를 가져간 반면, 하위 50%는 16.0%를 가져가는 데 그쳤다. 상위 10%의 1인당 소득은 15만3200유로(약 1억7850만원)로 하위 50%의 1만600유로(약 1233만원)로 약 14배나 많았다.

부의 경우 소득보다 불평등이 더욱 두드러졌다. 상위 10%는 전체 부의 58.5%를 차지한 반면, 하위 50%는 5.6%를 가져가는 데 그쳤다. 상위 10%가 보유한 부는 평균 105만1300유로(약 12억2508만원)로, 하위 50%가 보유한 부는 평균 2만200유로(2354만원)보다 무려 52배 이상 많았다.

반면 서유럽 국가들의 경우 소득 격차는 프랑스는 7배로 한국의 절반 수준이었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8배, 영국은 9배, 독일은 10배 등 모두 한국보다 낮았다.

한국 성인 인구의 평균 소득은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 3만3000유로(약 3843만원)로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불평등 지표는 열악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가 1960∼90년대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를 완화하고 급격하게 성장하다 보니 불평등이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성별 근로소득과 탄소 배출에서도 불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한국 전체 근로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90년 27.3%, 2000년 29.2%, 2010년 30.9%, 2020년 32.4%로 조금씩 증가했다. 이는 일본(28%), 인도(18%)보다는 높은 수치이나, 서유럽(38%)이나 동유럽(41%)보다는 현저히 낮다.

한국의 1인당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평균 14.7t(CO2 환산)로 집계됐는데, 2019년 기준 상위 10%가 54.5t을 배출할 때 하위 50%는 6.6t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상위 10%가 약 9배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것이다.

세계 불평등 연구소(World Inequality Lab)가 7일(현지시간) 발간한 ‘세계 불평등 보고서 2022’에서 한국의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그래프. 연두색 선은 상위 10%, 주황색 선은 하위 50%의 1인당 소득을 나타내고 있다. 출처: 세계 불평등 보고서 2022

세계 불평등 연구소(World Inequality Lab)가 7일(현지시간) 발간한 ‘세계 불평등 보고서 2022’에서 한국의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그래프. 연두색 선은 상위 10%, 주황색 선은 하위 50%의 1인당 소득을 나타내고 있다. 출처: 세계 불평등 보고서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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