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우주군 사령부

2022.12.15 20:02 입력 2022.12.15 20:03 수정

주한미군 우주군사령부 창설식이 지난 14일 경기 오산공군기지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주한미군 우주군사령부 창설식이 지난 14일 경기 오산공군기지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주한미군 우주군 사령부가 지난 14일 경기도 오산기지에서 출범했다. 미 우주군 사령부는 2019년 12월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 본부가 만들어졌고, 야전군으로는 지난 11월 하와이의 인도·태평양사령부, 12월 플로리다의 중부사령부에 설치됐다. 오산 우주군 사령부는 미국 영토 밖에 설치된 첫 사례이다. 우주군은 외계 생명체나 물체로부터 지구를 방어하기 위한 조직이 아니다. 적국이 높은 고도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위성 시스템을 파괴하려 시도하는 경우 등에 대비하는 부대이다. 원래는 공군 산하에 두려 했으나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러시아를 의식해 별도의 군사령부로 두도록 했다.

미군은 우주군 사령부의 임무 중 하나로 “지역 내 탄도미사일 발사 실시간 탐지·경보”를 꼽았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로 인한 위협을 가리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대상은 북한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 부대가 대중국 견제를 책임진 인도·태평양사령부 우주군 사령부의 예하부대로 설치된 것을 보면 분명해진다. CNN에 따르면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은 출범식 후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위협 외에도 중국과 러시아의 위성 파괴 능력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군이 한국에서 전략적 차원의 의미가 있는 조치를 취할 때는 동맹 차원 협의를 거쳐야 한다. 안병석 연합사부사령관이 출범식에 참석해 축하한 걸 보면 한국이 이번 부대 설치에 반대하지 않은 듯하다. 외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미래우주경제로드맵 선포식에서 “한·미 동맹을 우주 동맹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고, 한·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3일 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선언문에서 우주협력을 명시했다. 일종의 프리패스를 준 것으로 비친다. 앤서니 매스털러 인도·태평양사령부 우주군사령관은 이날 “윤 대통령의 ‘동맹의 우주협력 강화’ 연설을 들었을 때 굉장히 기뻤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한미군 우주군 사령부 설치는 미·중 간 군사적 대결의 맨 앞자리에 한국이 ‘총알받이’로 서게 되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런 중요한 결정을 북한의 위협을 이유로 국민들에게 제대로 물어보지도 않고 어물쩍 내려버린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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