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학왕> 등 인기웹툰 다수 여성폭력 묘사·성적대상화…양성평등원 "대책 마련 시급"

2018.12.27 17:34

지난 7월24일 게재된 네이버 연재 웹툰 <복학왕>(글·그림 기안84) 207화에는 여성 인물이 전 남자친구를 회상하는 장면을 통해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웠다고 오해하며 홧김에 여성을 때리는 장면이 등장했다. 네이버 웹툰 캡처

지난 7월24일 게재된 네이버 연재 웹툰 <복학왕>(글·그림 기안84) 207화에는 여성 인물이 전 남자친구를 회상하는 장면을 통해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웠다고 오해하며 홧김에 여성을 때리는 장면이 등장했다. 네이버 웹툰 캡처

온라인에서 인기있는 인기 웹툰 다수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거나 외모 지상주의를 조장하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희화화 하는 내용도 다수 발견됐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은 27일 서울YWCA와 함께 웹툰에 대한 모니터링 실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모니터링은 지난 10월17일부터 10월23일까지 온라인 플랫폼에 연재되는 웹툰 작품 중 조회 수가 높은 36편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웹툰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 연령대는 청(소)년층이 전체 272명 중 203명(74.6%)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내용 분석 결과 성차별적 내용이 45건으로 성평등적 내용(9건)보다 약 5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차별적 내용은 주로 여성을 성적대상화하거나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함과 더불어 상대방에 대한 폭력 행사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24일 게재된 네이버 연재웹툰 <복학왕>(글·그림 기안84) 207화에는 여성 인물이 전 남자친구를 회상하는 장면을 통해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웠다고 오해하며 홧김에 여성을 때리는 장면이 등장했다.

양평원 측은 “분명 데이트 폭력에 해당됨에도 불구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전후 맥락은 제시하지 않은 채 폭력에 해당하는 장면만을 나열해 문제점이 크다”며 “폭력 장면 없이 대화로 처리를 하거나 폭력 장면을 꼭 넣어야 했다면 폭력이 잘못이라는 전개가 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2일 게재된 네이버 연재 웹툰 연애혁명 218화의 한 장면. 네이버 웹툰 캡처

지난 5월2일 게재된 네이버 연재 웹툰 연애혁명 218화의 한 장면. 네이버 웹툰 캡처

지난 9월13일 게재된 네이버 연재웹툰 <연애혁명>의 한 장면. 여성 인물이 옷에 묻은 생리혈을 걱정하자 남성 인물이 자신의 옷으로 가려주는 장면에서, 남성의 친구들이 여성을 먹는 음식에 비유하며 여성을 성적 대상화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네이버 웹툰 캡처

지난 9월13일 게재된 네이버 연재웹툰 <연애혁명>의 한 장면. 여성 인물이 옷에 묻은 생리혈을 걱정하자 남성 인물이 자신의 옷으로 가려주는 장면에서, 남성의 친구들이 여성을 먹는 음식에 비유하며 여성을 성적 대상화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네이버 웹툰 캡처

지난 5월2일 게재된 네이버 웹툰 <연애혁명>(글·그림 232) 218화에는 고등학교 성교육 시간 중 피임 기구 사용법을 가르쳐 주는 장면이 등장했다. 양평원에 따르면 이 장면에서 웹툰 속 학생들은 아무런 맥락 없이 ‘앙 기모찌(기모치 이이·기분 좋다는 뜻의 일본어)’라는 표현을 내뱉는다. 이 표현은 유명 BJ(개인방송 운영자)가 일본 성인 비디오에서 나오는 ‘기모찌’를 차용하며 유행한 말로, 양평원은 여성을 성적으로 희화화했다고 지적했다.

<연애혁명>은 또 233화에서 여성 인물이 옷에 묻은 생리혈을 걱정하자 남성 인물이 자신의 옷으로 가려주는 장면을 등장시키며, 남성의 친구들이 “아껴뒀다 꺼내먹겠단 소리 같은데”라며 여성을 먹는 음식에 비유해 여성을 성적 대상화 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네이버 웹툰 <뷰티풀 군바리>(글 설이·그림 윤성원)는 167화에서 의경 내에서 위계에 의한 성폭력 발생 상황을 묘사했다. 양평원은 “성폭력 문제 자체를 비판하기 보다는 여성 간 성관계에 대한 남성의 판타지를 반영해 선정적으로 표현한 부분에서 문제점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네이버 웹툰 <여신강림>은 외모에 자신감이 없어 외출 시 반드시 짙은 화장을 하거나 화장해야만 학교에 가는 여성 인물을 설정했고, 다음 웹툰 <단짠남녀>(글 이노우·그림 근영)는 여성 인물이 뚱뚱한 외모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거나 놀림감이 된다는 연출을 통해 외모 지상주의를 조장하는 대목을 엿볼 수 있었다고 양평원은 주장했다.

양평원은 이번 모니터링을 통해 발견된 성차별 사례 일부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한국만화가협회에 심의 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다.

양평원 관계자는 “웹툰은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즐기는 구독물로 비판적 사고 결여 시 작가의 편향된 시각을 그대로 받아들일 우려가 크다”면서 “작가 창작권 및 독자 선택권을 존중하되 혐오 표현과 성차별적 내용 등이 무분별하게 생산·노출되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과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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