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시인 애도 목소리...작품세계 조명한 추모집 나온다

2022.05.09 16:07

1970년대 독재정권과 맞섰던 고 김지하 시인의 빈소가 9일 오전 강원 원주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시인은 전날 오후 원주시 자택에서 8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연합뉴스

1970년대 독재정권과 맞섰던 고 김지하 시인의 빈소가 9일 오전 강원 원주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시인은 전날 오후 원주시 자택에서 8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연합뉴스

1970년대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등의 저항시로 독재정권에 맞섰던 김지하 시인이 지난 8일 향년 81세로 별세하자 그를 추모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970~80년대 저항 시인이자 이후 생명사상을 설파한 문인으로서 고인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는 책도 후배 문인들에 의해 출간될 예정이다.

손정순 도서출판 작가 대표는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지하 시인의 작품세계 전반을 조명한 글을 묶은 단행본을 후배 문인들, 연구자들이 기획하고 있었다”면서 “선생님 생전에 책을 내려고 했지만 코로나19 등 여러 사정으로 미뤄지다가 결국 ‘추모집’ 형태로 나오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출판사 ‘작가’는 2018년 김지하 시인의 마지막 저서가 된 등단 50주년 기념 시집 <흰 그늘>과 산문집 <우주생명학>을 출간했던 곳이다. 이 두 권의 책을 마지막으로 고인은 절필을 선언했다. 추모집에는 손 대표를 비롯해 홍용희 문학평론가, 임동확 시인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1970~80년대 김지하 시인과 민주화운동을 함께 했던 문인들과 시민사회 인사들도 고인을 애도했다. 김 시인은 민주화를 요구하는 청년들의 분신이 이어지던 1991년 이를 ‘죽음의 굿판’에 빗댄 칼럼과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씨 공개 지지 등으로 ‘변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1970~80년대 독재정권에 맞서며 한국 문학에 족적을 남긴 ‘저항 시인’으로서 그를 추모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진보성향 문인단체인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을 지낸 이시영 시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인이 생전 그린 난초 그림의 사진을 올리고 “온갖 영욕의 세월을 뒤로 하고 김지하 시인이 영면하셨다”며 “부디 저세상 건너 가시거든 새벽 이슬 젖은 아름답고 고운 꽃망울 많이 피우소서”라고 썼다.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1975년 긴급조치 9호로 구속됐을 당시 고인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선배님, 정말 파란만장한 삶을 사셨어요. 긴급조치 때 선배님 양심선언을 배포했다고 구속된 동료들이 떠오릅니다. 이제 편히 쉬세요!”라고 썼다.

김지하 연구자인 임동확 시인은 SNS에 “한국문학은, 한국 민주주의는 김지하에게 빚진 바가 적지 않다”며 “한 시대의 정신이 저녁노을처럼 붉게 타올랐다가 이내 저물어가고 있다. 그의 명복을 엎드려 빌어본다”고 썼다.

고인은 전날 오후 강원 원주시 자택에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원주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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