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

2013.01.01 20:26 입력 2013.01.01 23:55 수정

오디션 간 다문화 소년과 편견 가진 음악감독

“ ‘이런 애’ 하나 있어야 오디션 프로가 살잖아.”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영광(지대한)은 오디션 프로그램 연출자의 말 덕분에 가까스로 합격한다. 노래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브로드웨이로 진출할 뮤지컬 ‘조선의 왕 정조’의 주인공을 뽑는 오디션에 얼굴색이 다른 다문화가정 소년은 적합하지 않다는 시선 때문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공정함이 생명이지만 영광은 실력이 아니라 “몇 년간 보지 못한 아버지를 만나고 싶다”는 사연 덕분에 본선에 진출한다.

영화는 사회 현실을 담아왔다. <내 깡패 같은 애인>(2010)은 청년실업을 이야기했고, <방가?방가!>(2010)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다뤘다. <마이 리틀 히어로>(감독 김성훈)는 한국인이지만 한국인으로 살기 어려운 다문화가정의 문제를 되짚는다. 영광의 엄마는 저녁식사로 쌀밥과 찌개, 나물 반찬을 준비하면서도 언제 필리핀으로 돌아가야 할지 모른다며 영광에게 필리핀어를 가르친다. 축구선수를 꿈꾸는 또 다른 다문화가정 소년 성준은 “까만 국가대표 봤냐? 우리 같은 애들은 대책 없이 꿈꾸는 거 조심해야 해”라고 충고한다. 세금도 내고 군대도 가야 하지만 ‘이런 애’로 구분당하는 영광의 이야기는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리뷰]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

주인공인 뮤지컬 감독 유일한(김래원)이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을 대표하고 있다. 유일한은 맨해튼 음대 출신임을 내세워 대형 뮤지컬을 맡았다가 흥행에 참패하고 아동 뮤지컬을 전전하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발판으로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려는 그는 영광과 한팀이 되자 “누가 다문화가정 소년에게 정조를 맡기냐”며 좌절한다.

유일한은 불가능한 숙제를 내주면서 “될 때까지 하라”고 다그치고, 포기하지 않는 영광을 보면서 점차 마음이 움직인다.

오디션 프로그램 속 뮤지컬 무대와 노래가 볼거리다. <마당을 나온 암탉> <건축학 개론>에 참여했던 이지수 음악감독이 맡았다. 김성훈 감독의 장편 데뷔작. 9일 개봉.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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