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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스님·신학자와 예정에 없는 만남… 교황 “당신이 걷는 길을 지지하고 기도한다”

2014.08.18 22:01 입력 2014.08.18 22:37 수정
김여란 기자

종교적 가르침 실천 ‘공통점’

방한 마지막 날인 18일 이른 아침 공식 행사가 시작되기 전, 프란치스코 교황은 숙소인 주한 교황청대사관에서 일정에 없는 만남을 가졌다. 전주교구의 최종수 신부(50)와 조계종의 지원 스님(61), 신학자 김근수씨(54)다.

최종수 신부, 지원 스님, 신학자 김근수씨(왼쪽부터)가 18일 오전 주한 교황청대사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면담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최종수 신부, 지원 스님, 신학자 김근수씨(왼쪽부터)가 18일 오전 주한 교황청대사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면담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전북 진안군 진안성당 부귀공소에서 사목하는 최 신부는 직접 교황 가면을 쓰고서 교황이 부귀공소에 방문하자 신도들이 환영가로 맞아주는 내용의 동영상을 만들었다. 환영가도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 영상을 본 교황이 “Muy simpatico!’(깊이 동감합니다!)”라며 기뻐한 게 만남의 계기가 됐다. 교황의 통역을 맡은 정제천 예수회 신부가 최 신부와 아는 사이여서 교황에게 영상을 전달했다.

이날 10여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교황은 최 신부에게 “나는 책과 CD를 받았으니 내 얼굴을 선물로 준다”는 농담을 건넸다.

전날 밤에야 극적으로 성사된 이날 만남은 지원 스님의 공이 컸다. 평소 교황을 마음의 스승으로 여겨온 그는 알고 지내던 최 신부가 만든 동영상을 교황이 봤다는 소식을 듣고, 최 신부에게 교황과의 만남을 주선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종교인 평화회의 등에서 활동하며 새만금 개발, 4대강 사업 반대 등 환경운동에 힘써왔다. 교황은 지원 스님에게 “계속 그런 성직자의 길을 더 열심히 가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해방신학을 공부한 평신도 신학자 김근수씨도 최 신부와의 친분 때문에 면담에 함께하는 행운을 얻었다. 경향신문에 ‘바티칸을 가다’를 연재했던 김씨는 교황에게 자신의 저서 <교황과 나>를 선물했다. 그는 지난 6월 교황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 교황은 김씨에게 “당신이 보낸 편지를 읽었다. 당신이 걷는 길을 지지하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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