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바람 타고…게임, 스마트폰을 탈출하다

2018.04.06 06:00

신촌 등 대학가 VR테마파크 인기에 롯데백화점 등 유통업계 가세

오프라인 게임방 이용권 매출도 급증…아이돌 그룹과 융합 사업도

VR테마파크 ‘브라이트’에서 인기게임 ‘플라잉제트’를 즐기는 젊은이들.

VR테마파크 ‘브라이트’에서 인기게임 ‘플라잉제트’를 즐기는 젊은이들.

게임 산업이 컴퓨터와 스마트폰 화면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가상현실(VR)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체험공간이 홍대·신촌의 대학가를 중심으로 인기를 모으자, 유통업계도 게임을 테마로 젊은 유동인구 끌어모으기에 나서고 있다.

신촌역 인근의 VR테마파크 ‘브라이트(VRIGHT)’가 지난 3월1일 문을 연 이래 누적 이용자가 4000명을 돌파했다고 운영사인 KT와 GS리테일이 5일 밝혔다. 평일 하루 100명 이상, 주말에는 200~300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아이언맨처럼 도심 빌딩 숲을 날면서 외계 로봇과 전투를 벌이는 ‘플라잉제트’나 외계 생명체와 싸우는 ‘스페셜포스VR’ 등이 인기다. KT 미래사업개발단의 권오룡 상무는 “올해 안에 플래그십 매장을 포함해 직영점 5개를 열겠다”고 말했다. 2020년까지 전국 200여곳 매장에서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 양사의 목표다. 인근 서교동에는 브라이트 외에도 VR 게임업체 ‘스코넥 엔터테인먼트’가 지난달 20일 문을 연 ‘VR스퀘어’도 있다.

롯데백화점 엘큐브 홍대점 게임전문관 조감도.

롯데백화점 엘큐브 홍대점 게임전문관 조감도.

매출 규모가 뒷걸음치는 오프라인 유통업계도 게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패션·잡화 등을 판매해오던 미니백화점 ‘엘큐브 홍대점’을 전면 리뉴얼해 6일부터 게임전문관으로 새롭게 선보인다고 밝혔다. 유통업계에서 한 건물을 통째로 게임전문관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하 1층과 지상 3층 건물 전체가 게임 관련 체험존과 콘텐츠 매장으로 운영되는데 1층에는 국내 대표 게임 기업인 ‘넷마블’의 첫 공식 매장 ‘넷마블스토어’가 들어선다. 엘큐브는 롯데백화점이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미니백화점으로, 홍대점, 이대점 등 5개 점포가 운영 중이지만 매출 부진으로 고전해왔다.

현대백화점도 현대아울렛과 유동인구가 많은 전국 주요 거점에 대규모 VR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룹 IT사업부를 ‘현대IT&E’로 신규 설립하고 ‘VR 전담사업부’를 출범시킨다. 백화점 측은 “이르면 올 10월경 VR테마파크 1호점을 열 계획”이라면서 “향후 2년 내 10개 이상의 VR테마파크를 열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트와 백화점 내 체험형 게임시설을 통해 집객효과를 맛봤던 유통업계가 게임전문매장을 강화하며 게임 열풍에 올라탄 것이다.

주요 수출품으로 성장한 게임은 국내에서도 그 수요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게임 캐릭터 굿즈를 포함한 국내 게임 시장은 2013년 9조7000억원에서 2017년 11조5000억원으로 성장세다. 실제로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VR룸을 비롯해 다양한 오프라인 게임시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마켓 티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VR룸, 방탈출카페, 실내사격, 클라이밍 등 오프라인 게임방 이용권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희 티몬 O2O사업 본부장은 “학업과 취업준비, 사회생활로 바쁜 젊은층이 도심에서 바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셉트의 놀이방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세먼지 등 외부요인에 상관없이 실내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오프라인 게임관을 찾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시장 포화상태에 이른 영화업계는 게임을 부가 수익을 창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20세기폭스는 지난해 1월 게임 부문 자회사 ‘폭스넥스트 게임즈’를 세우고 자사가 저작권을 가진 영화를 게임으로 제작하고 있다. 지난 3일 ‘혹성탈출’을 차용한 VR 게임이 출시됐고 ‘에일리언’을 활용한 SF 슈팅게임도 개발 중이다.

게임업계는 게임콘텐츠를 활용한 융합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넷마블은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영상과 화보를 활용한 실사형 시네마틱 게임 ‘BTS WORLD’를 개발 중이다. 방탄소년단을 육성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이 그룹의 신곡도 게임 속에서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게임과 음원 사업의 이종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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