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삼성전자가 지난 1년간 함께 개발 중인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처음 공개됐다. 엔비디아 등 경쟁 기업의 칩보다 전력 효율이 8배가량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이 제품은 향후 네이버의 초거대 AI 모델 ‘하이버클로바X’를 구동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일 서울 서초구 한 호텔에서 ‘제4차 인공지능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를 개최하고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의 성과를 전시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AI 반도체도 이날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형태로 공개됐다. FPGA는 개발자가 설계를 변경할 수 있는 반도체로, 양산 전 시제품 제작에 주로 활용된다. 해당 반도체는 AI 모델이 ‘학습’을 완료한 후 새로운 데이터를 통해 논리적 결과물을 내놓는 ‘추론’에 특화돼 있다.

네이버 측은 이 AI 반도체가 엔비디아 등의 경쟁 제품보다 8배 높은 전력효율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저전력·소형 D램인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을 탑재해 효율을 향상시켰다고 네이버는 설명했다. 전력 효율이 높을수록 더 적은 전력으로 동일한 연산 성능을 낼 수 있어, 대규모 연산 작업을 낮은 비용으로 수행할 수 있다.

네이버·삼성전자 측은 “AI 모델 경량화 기술을 통해 추론 성능을 끌어올려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해 12월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실무 태스크포스를 발족한 바 있다. AI 반도체 개발이 완료되면 네이버의 하이버클로바X를 구동하는 데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네패스, 사피온, 오픈엣지테크놀로지, 텔레칩스 등 AI 반도체 기업들이 전시 부스를 열고 자체 개발한 반도체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한편 이날 과기정통부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 1단계 사업 현황을 소개했다. K-클라우드 프로젝트는 초고속·저전력 국산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데이터센터에 적용하는 프로젝트다.

정부는 2030년까지 국산 AI 반도체를 3단계에 걸쳐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1단계 사업은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하고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사업이다.

1단계 사업에 참여한 NHN클라우드·사피온코리아·노타 등 기업은 교차로 폐쇄회로(CC)TV 영상 내 차량·보행자를 식별하는 ‘지능형 교통관제 서비스’를 이날 선보였다. KT클라우드·리벨리온·슈퍼브AI는 영양분 섭취량을 계산하는 솔루션을, 네이버클라우드·퓨리오사AI·심플랫폼은 건설현장 CCTV 영상으로 작업자를 식별하고 위험도를 측정하는 기술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