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무상급식, 서울시와 협력 강화”

2011.08.24 21:56

“오늘로 무상급식을 둘러싼 오랜 갈등과 다툼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서울시가 서울시민의 뜻을 받든다면 오는 2학기부터 그동안 실시하지 못했던 초등학교 5~6학년도 무상급식을 실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57)은 24일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마감된 오후 8시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곽 교육감은 “서울시는 서울시민의 뜻을 받아들여 이미 편성돼 있는 초등 5·6학년용 무상급식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면서 “2학기 개학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미 편성돼 있는 예산인 만큼 서울시가 동의해 준다면 바로 집행할 수 있어 어렵지 않게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왼쪽)이 24일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출입기자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왼쪽)이 24일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출입기자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내년부터 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그동안 밝혀왔듯 연차적으로 1개 학년씩 확대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면서 “소요 재원의 분배 기준과 원칙에 대해서 서울시와 합의된 바가 없어 앞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또 ‘서울시민께 드리는 글’을 통해 “정말 감사하다”며 “이번 주민투표 결과는 공교육, 특히 의무교육에서의 교육복지가 부모의 경제 형편과 관계없이 보편적 복지로 제공돼야 한다는 데 서울시민이 동의해 준 것”이라고 투표의 의미를 평가했다.

곽 교육감은 앞으로 서울시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어떤 복지도 재정 형편에 맞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투표장에 나가신 시민들의 걱정하는 마음도 잘 헤아리겠다”면서 “오세훈 시장께서도 나라 걱정하는 차원에서 문제제기하셨을 것이다. 오 시장의 염려 또한 의미 있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그동안 무상급식이 하나의 덫이었다. 오랫동안 서울시와 이 문제로 갈등을 겪으면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면서 “무상급식에 대한 이견의 긴 터널을 벗어나 앞으로 모든 정성을 130만 학생의 올바른 성장에 쏟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곽 교육감은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은 이날 평소와 같이 서울시교육청 청사로 출근하며 “이번 투표는 차별급식을 하는 나쁜 투표이며, 가장 강력한 반대의 의사표현으로 착한 거부를 했다”며 “주민투표에서는 거부도 정당한 권리행사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부터 초등학교 전체 학생에 대해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내년부터 3년간 단계적으로 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울시의 예산 미집행으로 초등 1~4학년(서초·강남·송파·중랑구는 4학년 제외)만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다.

<송현숙 기자 s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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