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컴한 건물 지하 내려갔다 노동자 또 숨져

2011.07.28 21:47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당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28일 청소노동자가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이번 수해로 청소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지난 27일에 이어 두 번째다.

28일 오전 11시쯤 한 방송사 기자와 경비원이 대치동 상가 건물 지하 비상계단에서 청소노동자 이모씨(67)의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폭우 피해를 취재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기자는 경비원의 안내로 물이 차 있는 지하 4층 주차장으로 내려가다 지하 3~4층 중간계단 사이에서 물에 떠 있는 이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8시쯤 출근한 이씨가 지하 4층에 있는 탈의실로 가려다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대치동 일대가 정전 상태였고, 이 건물 역시 불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대치역 부근의 물이 다 빠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씨가 건물 지하의 물도 다 빠졌을 것으로 생각하고 내려갔다가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치역에 위치한 이 건물은 지상 10층, 지하 4층 규모로 당시 이씨와 함께 근무하는 다른 청소노동자는 출근 전이었다. 당시 빗물은 지하 3~4층 사이까지 차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이 건물에서 일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아 건물 구조에 익숙하지 않았고, 정전으로 엘리베이터가 운행하지 않아 계단으로 내려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족과 건물 관리자 등을 불러 조사한 뒤 이씨의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시신은 현재 서울 송파구 국립경찰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

앞서 27일 오전 7시쯤 청소노동자 김정자씨(64)가 은마아파트 2동 지하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김씨가 청소를 하기 위해 물이 차오른 지하실로 내려갔다가 감전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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