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변 인하대생 유족들 “천재 아닌 인재 가능성”

2011.07.28 21:48

“산사태로 인한 이번 참사를 천재지변으로 단정해선 안됩니다. 저희는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봉사활동을 위해 강원 춘천시를 찾았다가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목숨을 잃은 인하대 학생의 유족들이 내건 첫 번째 요구사항은 철저한 원인규명이었다.

유족들은 28일 오후 강원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 전주수 춘천부시장 등과 만난 자리에서 “산 위에 남아있는 군부대 포진지에 물이 담겨 있다가 둑이 무너지듯 일시에 터지면서 이번 산사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배수로가 제대로 갖춰져 있었는지, 우기 전 배수로 정비는 제대로 되어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며 이른 시일 내에 진상조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유족들은 이날 춘천시 측에 임시분향소를 설치해줄 것과 노제(路祭) 협조, 현장 추모비 건립, 장례절차의 조속한 처리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최문순 지사는 “협의를 거쳐 추모비를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했던 상천초교나 사고 현장에 건립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 지사는 “임시분향소 설치와 노제 등에 대해서도 최대한 협조하겠다”며 “유족들이 추천하는 인사가 포함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부 유족들은 이 자리에서 “사고 후 강원도와 춘천시가 천재(天災)로 몰아가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서운한 감정을 표출하기도 했다.

한편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인천 인하대 본관에는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송영길 인천시장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재학생, 졸업생 등이 잇따라 방문해 봉사활동을 갔다가 숨진 학생들의 명복을 빌었다.

인하대는 숨진 학생과 부상자들의 병원 치료비와 장례비용을 지원하고, 위로금도 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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