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모아놨다 버리는 서울 배수방식 바꿔야”

2011.07.28 21:49 입력 2011.07.28 23:07 수정

전원마을 거주 조원철 교수

재난전문가인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62·사진)는 서울 방배동 전원마을 산사태를 직접 경험했다. 이 마을 주민인 조 교수는 집 앞에서 물살에 휩쓸려 15m가량 떠내려가는 사고를 겪었다. 국립방재연구소장과 한국재난관리표준학회 회장 등을 지낸 그는 28일 “이상기후가 이제 일상이 됐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치수방재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산사태의 원리에 대해 “아이스크림 위에 철판을 올려놓았는데, 아이스크림이 녹으면서 철판까지 같이 쏟아져 내려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사태가 발생하면 물덩어리 자체의 무게에 흙과 자갈더미의 무게가 더해지면서 막대한 에너지가 발생한다.

“물 모아놨다 버리는 서울 배수방식 바꿔야”

조 교수는 지난해 조성된 우면산 생태공원과 전원마을 뒤편 주말농장을 산사태의 피해를 키운 유력한 원인으로 꼽았다. 조 교수는 “농사를 짓거나 공사를 위해 파헤친 흙은 부드러워지고, 부드러운 흙은 물살에 쉽게 섞여 내려가 산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며 “왜 그런 자리에 주말농장을 허가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인기를 끄는 올레길이나 둘레길도 잘못 만들면 길 중간에 물을 고이게 해 산사태 피해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심 침수를 막기 위해선 배수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의 배수 방식은 비가 오면 물을 모아놨다가 한꺼번에 버리는 것이다. 강남의 경우 남쪽의 물은 은마아파트 부근 지하배수로에 모아놨다가 양재천에 방류한다. 강북의 경우 인왕산·명동·삼청동 일대의 물이 광화문 지하에 모였다가 청계천으로 보내진다.

조 교수는 “기존 배수관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비가 내리는 경우가 많아진 만큼, 이렇게 물을 모아놓다보면 범람하게 된다”며 “배수 방식을 물이 고이는 즉시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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