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무거운 침묵… 일부 유족 개별장례 치르기도

2014.04.18 21:33 입력 2014.04.18 23:56 수정
안산 | 천영준 기자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3일째인 18일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단원고는 장례식장 예약, 합동분향소 설치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이런 사실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은 실종자 가족들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단원고는 지난 17일 서울 강남과 부천, 시흥 등 45개 장례식장에 대한 예약을 마쳤다. 실종된 학생과 교사들이 끝내 주검으로 발견될 것을 대비한 조치다. 또 시신이 안치될 장례식장이 모자랄 수도 있는 만큼 다른 곳도 섭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행정실 관계자는 “안산시와 협의해 학교를 중심으로 주변 장례식장을 예약했다”며 “행정실 입구에 ‘장례식장 안치 현황’을 붙여 놓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공식적으로 학부모 등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합동분향소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안산시 등과 분향소 설치를 협의 중이다. 아직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장소나 시기 등은 확정하지 못 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합동분향소가 설치된다면 장소는 안산 올림픽기념관이나 단원고 강당이 거론된다”며 “둘 중 한 곳이나 둘 모두에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준비 중인 학교 측은 학부모에 대한 편의 제공 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실종된 학생들의 가족을 위해 진도 사고현장으로 하루 수차례 전세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에 상담실을 열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를 상대로 정신 상담을 하는 등 사고 충격을 줄이는 데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분향소 설치가 늦어지면서 일부 유족들은 장례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이들은 합동분향소가 차려지는 것을 무조건 기다릴 수 없다며 개별적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안산 제일장례식장에 빈소가 차려진 2학년 9반 담임교사 최혜정씨(25·여)가 가장 먼저 19일 오전 9시 발인한다. 최씨는 지난 17일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이곳에 안치된 2학년 6반 담임교사 남윤철씨(35)와 동료교사 김초원씨(26·여), 학생 안준혁군(17)도 20일 발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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