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약속했던 연인, 하늘길도 함께 떠나

2014.04.18 21:34 입력 2014.04.18 23:48 수정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김기웅씨(28)와 정현선씨(28)가 결혼을 약속한 사이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김씨의 모친 김광숙씨(59)는 18일 인천 길병원에 차려진 빈소에서 “둘이 4년이나 사귀었다. 기웅이가 학교를 졸업하면 올해 가을쯤 결혼시킬 계획이었다”면서 “그렇게 예쁜 애들이 어떻게 같이 갈 수 있느냐”고 말했다. 어머니 김씨는 “현선이 부모님과 상의해 영혼결혼식이라도 열어줘야 할 것 같다”면서 “좋은 곳에서 둘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 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고 말했다.

결혼을 약속했다가 이번 사고로 함께 숨진 김기웅씨와 정현선씨.

결혼을 약속했다가 이번 사고로 함께 숨진 김기웅씨와 정현선씨.

두 사람은 4년 전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생이던 김씨는 군대를 제대한 뒤 용돈을 벌기 위해 선상에서 불꽃놀이 아르바이트를 했다. 여자친구 정씨도 세월호 승무원이었다.

어머니 김씨는 “아들은 오하마나호만 타고 제주를 왔다 갔다 하는데 4월에 행사가 많아 세월호까지 타면서 일했다”면서 “처음 사고 소식을 접했을 땐 아들이 세월호를 탄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승무원인 현선이가 안전한지만 알아보고 있었는데 이모부한테서 기웅이도 세월호에 탔다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라고 했다.

어머니 김씨는 “아들이 제주도에서 봄에 신을 운동화를 사다준다고 했었다”면서 “자상하고 애교 많은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야 한다니 살고 싶지 않다”며 울먹였다.

세월호 안에서 마지막까지 김씨와 함께 있다가 구조된 김씨의 친구는 이날 목발을 짚고 빈소를 다녀갔다. 어머니 김씨는 고개를 떨구고 우는 김씨의 친구를 붙잡고 “끝까지 같이 있었대…. 우리 기웅이 불쌍해서 어떡해”라며 오열했다. 통로 쪽에 있던 김씨 친구는 물이 찼을 때 몸이 뜨면서 구조됐지만, 문 안쪽에 있던 김씨는 뜨지 못했다.

김씨의 발인식은 19일 오전 부평승화원에서 치러진다. 정씨의 시신은 현재 목포중앙병원에 안치돼 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