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비극’ 사망 149명, 대부분 10·20대···외국인 2명

2022.10.30 06:52 입력 2022.10.30 11:41 수정

지난 29일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 현장에서 구급대원들이 사망자 이송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지난 29일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 현장에서 구급대원들이 사망자 이송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핼러윈 데이’로 인파가 몰린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15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외국인 사망자도 2명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29일 밤 발생한 압사 사고로 30일 오전 6시 기준 총 149명이 숨지고 7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 19명은 대부분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이송된 중상자로, 앞으로 사망자가 더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 부상자는 15명이다.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핼러윈 행사 축제 중 다수의 인파가 넘어지면서 참석 시민 중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라며 “피해자 대부분이 10~20대”라고 말했다. 정확한 원인은 현장 정밀감식을 통해 밝힐 방침이다.

최 서장은 “서울종합방재센터에 최초 신고가 접수된 건 오후 10시15분이고, 현장에 (소방이) 도착한 시간은 오후 10시17분”이라고 했다. 외국인 사망자의 국적은 파악 중이다. 경찰과 소방은 사고 현장 일대 골목길과 클럽 등에 대해 3차 수색까지 벌였지만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아 철수했다.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지만 신원 확인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면서, 이태원에 놀러간 가족·친구를 둔 시민들은 사고 현장과 병원에서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지갑이나 휴대전화 등이 사고 당시 다수 유실됐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가족과 지인을 찾는 절박한 호소가 이어졌다.

45구의 시신이 안치됐던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 앞에서는 실종자의 가족들이 가족 신원정보를 경찰에게 적어서 건네는 모습이 보였다. 아들이나 딸을 찾는 부모들이 대부분이었다. 순천향대병원에서도 “신원 확인을 왜 빨리 해주지 않느냐”는 실종자 가족들의 절규가 이어졌다.

원효로 체육관에 안치됐던 시신들은 지문대조 등을 통해 신원이 확인되는 대로 병원 영안실로 운구되고 있다. 사망자 시신은 순천향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이대목동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에 나뉘어 이송됐다.

사고 장소 인근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에는 실종자 신고센터가 마련됐다. 뜬눈으로 밤을 지샌 사람들은 오전 6시를 조금 넘긴 시간부터 센터를 찾아 실종자 인적사항을 A4용지에 적어 제출했다. 한 남성은 사고 시간즈음부터 지인이 전화를 받지 않아 신고를 하러 왔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전날 밤 이태원 일대에서는 핼러윈 데이를 맞아 곳곳에서 파티가 벌어졌다. 사고는 해밀톤호텔 인근 내리막길로 된 좁은 골목에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했다.

최초 신고 접수 후 용산소방서와 중부소방서에서 구급차가 출동해 환자 이송에 나섰다. 서울 전역의 소방인력을 동원해도 대응이 여의치 않자 경기·인천 지역의 인력까지 현장에 투입됐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10시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후 11시50분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구급차 171대를 비롯해 구조 인력과 장비를 대거 투입했다. 소방 인력 507명, 경찰 1100명이 현장에 급파됐다. 소방당국은 오후 11시13분 대응 2단계를 발령하면서 이태원 일대 업소들에 핼러윈 축제 중단을 요청했다.

서울경찰청은 수사본부를 구성해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수사할 방침이다. 이태원을 관할하는 서울 용산경찰서는 전직원을 비상소집하고 100명을 동원해 현장을 수습했다. 서울경찰청은 인근 6개 경찰서 형사·의경 인력을 투입했다.

현장에서는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구조를 지휘했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이 수습 작업을 벌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서 사고 수습을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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