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신고 여러번 했는데…끝내 전 남자친구에게 맞아서 죽었다

2024.04.17 09:56 입력 2024.04.17 23:02 수정

경찰 마크. 경향신문 자료사진

경찰 마크. 경향신문 자료사진

20대 여성이 전 남자친구에게 맞아 치료 중 열흘 만에 숨졌다. 경찰은 여성의 사인이 폭행과는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불구속 수사하고 있어서 유가족이 반발하고 있다.

경남경찰청은 전 여자친구를 때린 혐의(상해치사 등)로 남성 A씨(20대)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일 오전 8시쯤 거제 한 원룸에 침입해 여성을 수차례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남성은 술에 취한 상태였다.

여성은 경막하출혈상 등으로 전치 6주의 상해를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지난 10일 오후 10시 20분쯤 숨졌다.

입원 병원에서는 여성이 사망 직전 다른 대학병원 6곳에 전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폭행 당일 부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범행 장소에 함께 있던 남성을 체포해 불구속 수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여성이 사망하자 지난 11일 A씨를 긴급체포했지만, 검찰은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긴급체포를 승인하지 않았다.

경찰은 여성의 치료 과정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구두 소견에서 사망 원인이 폭행과 관련성을 찾지 못해 불구속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2일 국과수의 부검에서 다발성장기부전이라는 구두 소견이 나와서 조직검사 등 정밀부검을 진행 중이다. 최종 부검 결과는 3개월 후에 나올 예정이다.

여성의 유가족은 A씨를 스토킹과 상해치사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숨진 여성과 가해 남성은 2022년 10월부터 최근까지 경남·경북 등에서 11차례(쌍방폭행 네 차례 포함)나 ‘폭행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서로 처벌을 원하지 않아서 처벌받지는 않았다.

여성은 2023년 7월2일부터 한달간 경찰의 안전보호조치로 스마트워치를 착용하기도 했다.

여성과 남성은 고등학교 3학년때부터 사귀었고, 같은 대학, 같은 학과를 다니기도 했다. 최근 여성은 휴학, 남성은 자퇴했다. 피해자 가족은 경찰과 검찰의 미온적 수사, 국과수의 구두 소견에 반발하며 장례절차를 중단했다. 경찰은 “종합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국과수에서 회신될 부검결과를 포함한 경찰 수사결과 등을 종합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정한 형사처벌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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