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후진·시속 150㎞ ‘칼치기’…암행순찰차 단속에 딱 걸렸다

2024.04.17 17:07 입력 2024.04.17 18:58 수정

17일 용인 요금소 앞에서 서민호 경위가 난폭운전을 한 운전자에게 주의를 주고 있다. 김태희기자

17일 용인 요금소 앞에서 서민호 경위가 난폭운전을 한 운전자에게 주의를 주고 있다. 김태희기자

“저 차가 조금 이상한데…어어 안되겠다. 잡아야겠다.”

17일 오후 2시5분 영동고속도로 양지터널 인근. 빠른 속도로 다른 차를 앞지르는 검은색 BMW 개조 차량이 암행순찰차를 몰던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소속 서민호 경위의 눈에 띄었다.

BMW는 차로를 급하게 변경하며 다른 차들을 추월하는 소위 ‘칼치기’를 하며 빠르게 고속도로를 질주했다. 속도는 최소 150㎞ 가까이 돼 보였다. 그대로 둬선 안 된다고 판단한 서 경위는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순식간에 BMW와의 거리를 좁혔다. 계기판 속도는 180㎞까지 올라갔다.

암행차가 따라붙은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계속 위험한 질주를 이어가던 이 차량은 암행차에 경찰 경광등이 들어온 것을 보고서야 상황을 인지한 듯 속도를 줄였다.

서 경위와 함께 탄 장진영 경사는 운전자인 40대 남성에게 범칙금 6만원과 벌점 10점을 부과했다. 음주측정도 진행했지만, 감지되지 않았다.

서 경위는 “보통 난폭운전 차들은 앞서가는 차에 바짝 붙어가는 경향이 있다”라면서 “혹시나 해 따라붙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난폭운전자였다. 저런 식으로 운전하다가 큰 사고로 이어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형사 입건을 해야 하는 차인데 자료가 남지 않아서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17일 장진영 경사가 고속도로에서 후진을 하고 있던 견인차 운전자에게 벌점과 범칙금을 부과하고 있다. 김태희기자

17일 장진영 경사가 고속도로에서 후진을 하고 있던 견인차 운전자에게 벌점과 범칙금을 부과하고 있다. 김태희기자

오후 2시19분 영동고속도로 용인 요금소 앞에서는 고속도로를 빠져나가는 램프 구간에서 후진하던 견인차가 적발됐다. 운전자인 20대 남성은 ‘왜 고속도로에서 후진하느냐’는 서 경위의 물음에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오후 2시54분에는 고속도로에서 지정차로를 위반해 1차선을 달리던 고속버스가 적발됐다. 50대 버스기사는 단속에 걸리자 도리어 “잠깐 앞지르고 다시 (지정 차선으로) 들어가려 했는데 잡느냐”고 화를 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3시30분까지 행락철을 맞아 고속도로와 주요 거점 등에서 ‘음주단속’과 ‘사고예방 단속’을 벌였다.

17일 덕평휴게소에서 서민호 경위(오른쪽)와 장진영 경사가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태희기자

17일 덕평휴게소에서 서민호 경위(오른쪽)와 장진영 경사가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태희기자

지역내 행락지 주변도로와 스쿨존 등 31곳에 교통경찰·지역경찰 171명, 순찰차·싸이카 107대를 동원해 단속을 시행한 결과 16건(취소 4건, 정지 12건)을 적발했다.

경부선, 영동선 등 고속도로에 항공대·고순대 47명, 헬기 2대, 암행순찰차 4대, 순찰차 14대를 동원한 사고예방 단속에서는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117건(과속 13건, 버스전용차로 위반 22건, 지정차로위반 55건, 기타 27건)을 적발했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도로 위 평온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음주운전과 난폭운전 등 고위험 운전행위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함께 전방위적인 홍보활동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음주운전과 고위험 운전행위는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범죄라는 점을 인식하고 도민 모두 안전운전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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